사회 사회일반

'보통사람' 노태우, 덤덤한 마지막 길…영결식 엄수(종합)

유족들과 정관계 인사 약 200여명

오열 대신 담담한 표정으로 발인식

자택서 노제 치른 후 영결식 진행

화장 후 파주 검단사에 임시 안치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영정과 운구차량이 3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사저에 도착했다. /연합뉴스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영정과 운구차량이 3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사저에 도착했다. /연합뉴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엄수됐다. 노 전 대통령의 국가장은 가족들과 정관계 인사들이 모인 가운데 비교적 조용히 치뤄졌다.



이날 발인식이 열린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변호사와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등 유족들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정관계 인사들 등 200여명이 모여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추모했다.

오전 8시48분께 진행된 입관식에서 가족들과 지인들은 오열하는 대신 비교적 담담한 표정으로 고인을 애도했다. 발인식이 진행되는 동안 국가장을 반대하는 시위 등은 벌어지지 않았으며 일반 시민들은 많지 않았다.

고인의 유해는 오전 8시56분 노 전 대통령이 별세 직전까지 머물렀던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으로 이동했다. 유족들은 9시20분께 도착해 마당에서 30분간 노제(路祭)를 치렀다. 흰색 천을 두른 테이블 위에는 '제6공화국 실록' 책 4권에 기댄 고인의 영정사진과 생수병, 물그릇, 향이 놓여있었다.

유족들은 고인의 영정사진을 들고 약 5분간 집안을 돌며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부인 김옥숙 여사는 집안에서 남편을 맞이했다.

이어 장례 행렬은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으로 이동해 약 1시간 30분 가량 영결식을 진행했다. 영결식은 유족과 친지, 장례위원회 위원, 국가 주요인사와 주한외교단 등 50인 이내로 최소화됐다.



노재봉 전 국무총리는 추도사에서 "정규 육사 1기 졸업생이 바로 각하와 그 동료들이었다"며 "이들은 목숨을 담보로 투철한 군인정신과 국방의식을 익혔고 국민 문맹률이 거의 80%에 이르던 한국 사회에서 최초로 현대문명을 경험하고 접목시킨 엘리트들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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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통치기능 참여는) 1기생들의 숙명이었다고 할 수 밖에 없을지는 모르겠다"며 "이 숙명을 벗어나야 한다고 판단했던 것이 바로 '군 출신 대통령은 내가 마지막이야'리고 말씀한 배경이었다"고 덧붙였다.

장례위원장을 맡은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낭독한 조사에서 "노태우 대통령님이 우리 현대사에서 지울 수 없는 큰 과오를 저지른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며 "오늘의 영결식은 고인을 애도하는 자리이자 새로운 역사, 진실의 역사, 화해와 통합의 역사로 가는 성찰의 자리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엄수된 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서 고인의 운구 행렬이 화장을 위해 서울추모공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엄수된 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서 고인의 운구 행렬이 화장을 위해 서울추모공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수 인순이 씨와 테너 임웅균 씨는 88서울올림픽 주제가인 '손에 손잡고'를 추모곡으로 불렀다. '손에 손잡고'는 고인이 성공적인 개최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 88서울올림픽의 공식주제가다.

비교적 담담한 표정으로 영결식을 지켜보던 김옥숙 여사는 마지막 순서로 고인 영정에 헌화와 분향을 하면서 결국 눈물을 쏟었다.

국가장인 만큼 불교,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 등 4대 종교 의식을 통해 넋을 기린다.

영결식이 끝난 뒤에는 오후 1시 50분께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 절차가 진행되며 오후 4시 30분께 파주 검단사에 고인의 유해가 임시 안치된다.

이는 장지 협의가 늦어진 데 따른 것으로, 유족들은 묘역 조성 후 파주 통일동산 인근에 다시 안장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한편 영결식이 진행되는 동안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 세계평화의문 앞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국가장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범죄자 노태우의 국가장을 반대하는 청년온라인공동행동'은 기자회견을 열고 "노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원칙을 무시하고 무력으로 정권을 찬탈했다"며 "광주민주항쟁 당시 벌어진 학살에도 큰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천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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