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투자의 창] 내년 증시 키워드 '실적·디지털·친환경'

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대표

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대표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대표




코로나19가 등장한 지 2년이 돼 가지만 좀처럼 전 세계 감염자 수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내년에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의 경제활동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당분간 인플레이션에 대한 논쟁과 정책 금리의 인상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관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지정학적인 불확실성도 있다. 독주하는 미국 증시와 펀더멘털이 양호한 다른 주요 증시 간 상대적인 성과 차이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매크로 환경이 증시에 미칠 영향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려우므로 추가로 관심을 둬야 할 키워드들을 소개한다.



먼저 증시의 가장 기본적 변수인 개별 기업의 ‘실적과 수급’ 상황이다. 2022년도 기업 실적은 레벨 기준으로 여전히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증시의 상대적인 밸류에이션은 선진국 증시와 비교해보면 여전히 저평가 상태이며 하방 위험도 적다. 수급 측면에서는 그동안 증시를 견인해왔던 개인투자자 중심의 매수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외국인투자가는 팬데믹 이후 매도를 지속하며 전체 증시 기준으로 보유 비율이 30%를 밑돌고 있다. 이들의 본격적인 귀환은 달러 가치가 하향 안정되는 시점까지 기다려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내년 하반기 도입될 것으로 보이는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 제도’를 통해 점진적이나마 중장기적 자금 유입이 늘어나며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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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시장을 달군 주요 키워드 중 하나였던 ‘디지털 경제’도 투자자들이 고려해야 할 핵심적인 요소다. 디지털 경제는 메타버스 등으로 진화하며 지속 성장하고 있으며 콘텐츠·플랫폼·인프라 등 관련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재화와 용역 제공이 개개인의 니즈에 맞춰 나노화되고 있다. 이는 향후 산업 전반에 걸쳐 개별 기업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 한편 이 과정에서 승자 독식이 심화되고 경제주체 간 성장 불균형이 심화되며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낮출 가능성도 있다. 투자 관점에서는 미래 성장 기업에 대한 투자의 필요성과 동시에 고령화사회, 저성장과 저금리 환경에 대응하는 ‘인컴 투자’의 필요성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특성상 ‘대외수출 비중’ 또한 유의깊게 살펴볼 만하다. 수출 비중이 주춤하고 있는 중국과 달리 대미 수출 비중은 15%를 돌파하며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는 주로 코로나19로 촉진된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노력과 친환경 정책의 영향이며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 최대 무역 교역국인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도 관건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정책은 기업에 단기적인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어떻게 준비하는지가 기업의 중장기적인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탄소 저감 등 ‘친환경 기술’을 하며 주도해가는 기업이 계속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경제와 증시의 환경에도 많은 불확실성이 상존할 것이며 이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마켓타이밍을 시도하기보다는 이러한 경기사이클을 지나면서 결국 안정적인 실적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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