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3조 판 개미 하루만에 3조 매수…기관은 ‘연말 단타’

배당락일에 기관 2.4조 차익매도

은행 등 고배당주 5~8%대 급락

"1월까지 변동성 커…중소형주 주목"






대주주 양도세 리스크와 연말 배당락일을 둘러싸고 개인과 기관이 사상 최대의 매매 전쟁을 치렀다. 개인은 세금을 줄이기 위해 3조 원을 팔아치운 지 하루 만에 고스란히 매도 물량만큼을 다시 채워 넣었다. 이 같은 ‘동학개미’의 양도세 회피 매물을 받아낸 기관은 대규모 ‘단타’로 차익 실현에 나섰다. 매년 반복되는 이 같은 ‘수급 부메랑’ 효과로 연초까지 증시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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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락일인 29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26.95포인트(0.89%) 내린 2,993.29에 장을 마쳤고 코스닥지수는 전일보다 0.61포인트(0.06%) 오른 1,028.05에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기관의 강한 매도세에 짓눌렸다. 양대 증시에서 2조 4,000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반면 전일에 3조 원을 팔았던 개인은 이날 2조 9,835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개인 자금이 양대 증시에 흡수되는 가운데 기관은 배당락일을 맞아 차익 실현에 나섰다. 전일까지 6거래일간 6조 2,907억 원을 사들였다가 하루 만에 매도세로 돌아섰다. 연말에 쓸어 담은 주식 물량이 사실상 악성 매물화한 셈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통상 기관은 배당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거래일까지 매수한 뒤 배당락이 되면 팔아치우는 매매 양상을 띤다”며 “매년 이 같은 수급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배당락 전 수급의 계절성은 이후 매물 압력을 높이는 변수”라며 “1월에는 프로그램 매물 출회, 공매도 구축이 진행돼 왔으며 펀더멘털 변수를 제외하더라도 코스피의 수급 상황이 증시에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에서 고배당주는 일제히 급락했다. 대신증권(-8.73%), 삼성증권(016360)(-8.35%), NH투자증권(005940)(-6.99%) 등 증권주가 크게 떨어졌고, 금호석유우(011785)(-11.16%) 대신증권우(003545)(-8.94%) 등도 큰 폭으로 내렸다. 삼성화재(000810)(-7.43%)와 삼성카드(029780)(-7.57%), 서울가스(017390)(-7.26%) 등도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은행주도 BNK금융지주(138930)(-6.04%)와 기업은행(024110)(-5.86%) 등이 5% 넘게 내리며 힘을 못 썼다. 대표적 배당주인 통신주 SK텔레콤(017670)과 KT도 각각 4.89%, 5.63% 급락했다. 다만 개인 순매수 유입을 틈타 코스닥과 중소형주 단기 매매에 나설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연구원은 “12월 개인 대규모 매물은 내년 1월 대규모 순매수로 전환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코스닥과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가 전개돼 왔으며 대선을 앞두고 있어 연초 정책 동력도 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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