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외국인의 국내 채권자금 유입 규모가 561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투자자금도 글로벌 금융위기로 빠져나갔던 자금이 대거 유입된 2009년 이후 최대로 유입됐다.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긴축 행보가 본격화된 이후에도 국내 주식과 채권자금에 대한 외국인 유입세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준의 긴축 행보가 예상보다 빨라지면 외국인 자금 이탈 영향이 점차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기준 증권(주식·채권) 투자 자금은 387억 1,000만 달러 순유입되면서 2020년(34억 1,000만 달러) 대비 열 배 이상 늘었다. 이는 2009년(421억 5,000만 달러) 이후 최대 규모다. 채권자금 유입 규모가 역대 최대인 561억 5,000만 달러로 2020년(217억 1,000만 달러)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영향이다. 다만 주식자금은 174억 4,000만 달러 순유출돼 2년 연속으로 170억 달러 넘는 돈이 빠져나갔다.
미 연준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규모를 확대하고 내년 중 정책금리를 3차례 올릴 수 있다고 한 지난해 12월에도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 자금은 85억 4,000만 달러 순유입됐다. 지난해 11월(51억 4,000만 달러) 대비 순유입 폭이 확대된 것이다. 주식자금이 업황 개선 기대에 따른 반도체 기업 투자로 36억 9,000만 달러 유입됐고, 채권자금도 공공자금을 중심으로 26억 2,000만 달러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주식자금은 아직까지 글로벌 긴축보다는 반도체 기업 등에 대한 실적 기대감이 더 큰 상황”이라며 “채권자금도 해외 중앙은행이나 국부펀드 등 공공자금을 중심으로 유입되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양호한 대외 건전성이나 국가 신용등급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준을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가 바뀌면 달라질 수 있지만 지난해 12월까지는 영향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9일까지만 해도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입목적의 달러화 매도 등으로 1,174원 50전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미 연준의 조기 긴축 기대 강화와 함께 기업의 선물환 매입 확대 등으로 반등하면서 이달 초 1,2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 12일 기준으로는 1,190원 50전까지 다시 하락한 상태다.
전일 대비 변동률은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 폭은 지난해 11월 3원에서 12월 3원 10전으로 소폭 올랐다. 변동률 기준으로는 0.26%로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