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한 여고생이 국군 장병에게 보낸 ‘위문 편지’에 군인을 조롱하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위문 편지 쓰는 건 일제의 잔재"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13일 페이스북에서 "그때 국가에서 강제로 전선의 황군에게 위문대와 위문 편지를 보내게 했다. 그 문화가 아직 남아 있었다니 놀랍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민학교 시절에 학교에서 국군 장병들에게 보낼 위문 편지를 쓰라고 해서 억지로 썼다. 그걸 보고 누나들이 배꼽을 잡고 웃더라"며 본인이 과거 장병들에게 보냈던 편지를 회상했다. 진 전 교수는 해당 편지에 "전방에 계신 파월장병 아저씨 (중략) 끝으로 아저씨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고 전했다. '명복'은 죽은 뒤 저승에서 받는 복을 이르는 말이다.
앞서 전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친구가 올려달라 해서 올린다'며 서울의 한 여자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군인에게 보낸 위문편지가 공개됐다. 해당 편지에는 "군 생활 힘드신가요? 그래도 열심히 사세요”, “앞으로 인생에 이런 시련이 많을 건데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 아닐까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저도 이제 고3인데 이딴 행사 참여하고 있으니까 님은 열심히 하세요“라는 말도 있었다.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이 학생의 신상을 공유하거나 해당 여고를 향한 악성 댓글이 달리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해당 편지를 두고 일부 누리꾼들의 공분이 거세지자 동일 학교의 다른 학생은 "위문편지에 반발이 심했는데 학교에서 가이드 주며 시켰다. 애들이 반발한다고 단체로 저런 편지를 쓴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논란이 계속 되자 학교 측은 "올해 위문편지 중 일부의 부적절한 표현으로 인해 행사의 본래 취지와 의미가 심하게 왜곡된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국군 장병에 대한 감사와 통일 안보의 중요성 인식이라는 본래의 취지와 목적이 훼손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