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 2만 명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쏟아졌다. 검사 건수가 줄면 확진자 수도 감소하는 ‘휴일 효과’도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모습이다. 국내 확진자 10명 중 8명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될 만큼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방역 당국은 당초 다음 달 오미크론 점유율이 90%를 넘겨 지배종이 되고 하루 확진자가 2만~3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지만 지난 1월에 이미 80%에 도달했고 확진자 수도 2만 명을 넘어서는 등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 재택치료자도 하루에 7000∼8000명가량 증가하며 관리 역량 한계치에 근접하고 있다.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월 4주차(1월 23~29일) 국내 오미크론 검출률은 80.0%로 나타났다. 직전 주 50.3%로 우세종으로 전환된 지 일주일 만에 29.7%포인트 늘어나며 확실한 지배종으로 전환됐다. 비수도권 중 경북권(93.2%), 호남권(91.4%)은 90%를 넘어서 이미 지배종으로 자리 잡았다. 일부 국가에서 유행하는 ‘스텔스 오미크론’이 국내에서도 처음으로 6건 발생했다. 스텔스 오미크론 ‘BA.2’형은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다른 변이종과 잘 구별되지 않아 이처럼 불린다. 1월 이후 국내에서 확인된 스텔스 오미크론 사례는 해외 유입 25건을 포함해 총 31건이다. 최근 덴마크·영국·인도 등에서 검출이 증가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계통이다. 방역 당국은 스텔스 오미크론에 대해 현재까지 기존 오미크론과 다른 특성 정보는 확인된 바 없으며 지속해서 조사 중이라는 입장이다.
오미크론이 유행을 주도하며 PCR 검사 양성률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지역사회에 감염자가 상당수 존재한다는 것이다. 최근 1주간(1월 27일~2월 2일) 양성률은 5.2%→5.5%→6.0%→5.1%→7.8%→9.3%→8.9%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재택치료 역량도 한계치에 근접하고 있다. 재택치료자는 이날 0시 기준 8만 9420명이다. 재택치료 관리의료기관은 현재 439곳으로 총 10만 6000명가량의 환자를 관리할 수 있다. 관리 여력 대비 관리 중인 인원은 84.4%다. 확진자 폭증으로 재택치료자가 하루에 7000∼8000명가량 증가하는 상황이어서 조만간 관리 역량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재택치료를 마치고 격리에서 해제되는 사람보다 새로 재택치료에 들어가는 인원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정부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3만∼5만 명 수준으로 나오더라도 재택치료에 차질이 없도록 의료기관을 확보할 방침이다.
설 연휴가 끝난 후 확산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휴에 통상 휴일에 검사 건수가 줄면 확진자 수도 감소하는 ‘휴일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의심 신고 및 임시선별검사소 검사 건수는 연휴 전인 1월 27∼28일 29만 건을 웃돌다가 29일 34만 건대를 찍고 30일부터 나흘간은 19만∼22만 건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확진자 수는 최근 1주간 1만 4514명→1만 6094명→1만 7513명→1만 7528명→1만 7079명→1만 8342명→2만 270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방대본은 지난달 21일 기준 단기 예측에서 오미크론의 전파율을 델타의 3배로 가정할 경우 신규 확진자는 이달 중순 2만 7000∼3만 6800명, 이달 말 7만 9500~12만 2200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동량이 많은 명절 직후 어김없이 확진자가 늘었던 경험과 오미크론의 높은 전파력을 고려하면 한동안 강한 확산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