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安캠프 '대선 완주' 외치지만…단일화 군불때기는 계속

이준석 "설이 마지노선" 문닫자

권은희도 "가능성은 없다" 일축

시한 임계점…"尹 물꼬를" 주장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 서울 중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부인 김미경 교수, 딸 안설희 박사와 함께 코로나19 검체 채취 봉사활동을 하기에 앞서 가운을 착용하고 있다. 안 박사는 행정 업무 등을 지원했다. /권욱 기자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 서울 중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부인 김미경 교수, 딸 안설희 박사와 함께 코로나19 검체 채취 봉사활동을 하기에 앞서 가운을 착용하고 있다. 안 박사는 행정 업무 등을 지원했다. /권욱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측이 2일 “단일화는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며 대선 완주 의사를 다시 밝혔다. 이에 따라 대선을 앞두고 야권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을 낙관할 수 없게 되면서 안 후보의 결단 여부가 막판까지 유권자의 표심 향방을 흔들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출연한 광주KBS 라디오에서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없다”고 단언했다. 나아가 “단일화를 통해서 국민과 대한민국이 더 나아지는 상황을 초래할 수 없다는 것이 경험적으로도 충분히 확인된 상황에서 단일화를 진행하는 것은 결국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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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29일 단일화에 대해 “설 연휴 전이 마지노선이었다”며 단일화에 대한 문을 먼저 닫았다. 마찬가지로 설 명절 마지막 날인 이날 권 원내대표도 공개 석상에서 단호한 어조로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안 후보 역시 지난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단일화는 하나만 피는 꽃”이라며 재차 선을 그었다.

선거 35일 전인 이 시점에서 단일화의 통로를 막아선 데는 기존의 단일화 공식이 깨진 현실 때문이다. 민주화 이후 직선제에서는 1997년 15대 대선(DJP 연합), 2002년 16대 대선(노무현·정몽준), 2012년 18대 대선(문재인·안철수) 등 세 차례 단일화가 있었다. 김대중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와 김종필 자유민주연합 총재가 대선 44일 전에 공동 합의문을 발표한 DJP 연합을 제외하면 모두 선거 26일(18대), 24일(16대) 전에 끝냈다. 특히 지난해 4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오세훈·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협상을 마치고 최종 후보가 선출하기까지 15일이 걸렸다. 이를 감안할 때 야권으로서는 당장 협상에 돌입해도 시간적 여유가 빠듯해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오는 15일 전에 단일화를 장담하기가 쉽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야권이 단일화 협상 자체가 또 다른 분열로 이어질까 노심초사하는 점이다. 당 대 당 형식의 단일화가 될 경우 여론조사 방식과 문구를 둔 싸움뿐 아니라 대선과 함께 치러질 5곳의 재보궐선거와 내년 지방선거 셈법까지 꼬일 수 있다. 양당이 지분을 두고 극렬한 대립을 하면 국민적인 피로도도 높아지고 중도층의 표가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름답지 못한 단일화로 대선에서 패배한 18대 대선이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안 후보가 대선 완주 의사를 계속해서 밝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안 후보는 18대 대선 단일화 이후 19대 대선, 2018년 지방선거, 지난해 재보궐선거까지 모두 단일화 문제에 직면했다. 안 후보가 이번에도 단일화에 나서면 거대 양당 사이에 중도 정치가 없다는 현실을 자인하는 꼴이 된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또 물러나면 ‘안철수의 정치가 무엇이냐’라는 물음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안 후보로서는 차기 지방선거를 봐서라도 정치생명을 걸고 완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단일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단일화가 없는 국민의힘의 ‘4자 필승론’이 1987년 13대 대선처럼 ‘4차 필패론’이 될 수 있어서다. ‘반문(文)’의 지붕 아래에 있는 윤 후보와 안 후보가 각각 완주하고 패배할 경우 정치적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다. 단일화를 두고 감정싸움을 이어가는 양측을 봉합할 방법은 후보 간 담판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역대 선거를 보면 이기든 지든 단일화는 분명히 지지율 상승 효과가 있었다”며 “윤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차 범위 내에서 싸우고 단일화 없이 대선에 임하면 결과를 선거 당일 운에 맡기는 도박에 가까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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