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상장사들의 실적이 둘 중 하나꼴로 '어닝 쇼크'(실적 충격)라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올해도 부정적인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인플레이션 부담이 여전하고 우크라이나발 지정학 리스크 등 수출중심의 한국경제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가 있는 상장사 가운데 지난 17일까지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193곳으로 파악됐다.
이 중 131곳(67.9%)은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밑돈 것으로 조사됐다.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에 10% 이상 미달한 어닝 쇼크(적자 전환·적자 확대 포함) 기업도 101곳(52.3%)에 달해 국내 증시에 부담을 줬다.
반면 시장 기대치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상장사(적자 축소·흑자 전환 포함)는 61곳(31.6%)에 그쳤다.
이 가운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10% 이상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기업은 32곳(16.6%)이었다.
증권가에서는 작년 4분기에 이어 올해에도 부진한 성적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상장사 236곳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234조2000억원이다.
이는 이들 기업의 2021년 영업이익 추정치인 210조4000억원보다 11.3% 많다.
다만 1개월 전 전망치(237조5000억원)와 비교하면 1.4%가량 하향 조정됐다. 반도체 업종을 제외하면 2.6%가량 감소했다. 50개 업종 중 33개의 전망치가 1개월 전보다 하락했다.
실적 전망치가 가장 많이 줄어든 업종은 조선 업종이다. 흑자 전환이 예상되지만 영업이익 추정치가 1개월 전 4062억원에서 2343억원으로 무려 42.3% 급감했다. 작년 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게임 소프트웨어(-19.3%)를 비롯해 에너지 시설 및 서비스(-18.6%), 호텔 및 레저(-18.6%), 제약(-16.1%), 화학(-14.4%)의 하향 조정 폭도 컸다.
개별 종목으로는 적자가 이어지는 제이콘텐트리(036420)(-38.0%) 영업이익 전망 하향 폭이 가장 컸다.
파라다이스(034230)(-34.6%), 롯데케미칼(011170)(-32.5%), 네오위즈(095660)(-29.9%),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29.5%), 한국조선해양(009540)(-29.1%), 크래프톤(259960)(-28.2%) 등도 30% 안팎의 하향 폭을 기록했다.
반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수혜가 기대되고 지난해 실적이 좋았던 항공운수(20.6%), 해상운수(17.4%), 반도체(15.2%) 업종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1개월 전보다 20%가량 상향 조정돼 주목된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선박 엔진 제조사인 HSD엔진(082740)(25.3%)과 함께 리오프닝주로 꼽히는 CJ CGV(079160)(21.6%), 운수업체인 대한항공(003490)(20.7%)·HMM(011200)(20.7%), 반도체 관련 업체인 DB하이텍(000990)(18.5%)·SK하이닉스(000660)(16.3%) 등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크게 높아졌다. 진단키트 관련주인 씨젠(096530)(47.7%)과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21.3%)도 1개월 전보다는 영업이익 전망치가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