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로터리]팬데믹 이후 근본 치유책 필요한 시점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1850년대 영국에서는 콜레라가 창궐했다. 원인을 모른 채 산업혁명으로 붐비던 런던은 대혼란에 빠졌다. 당시 의사였던 존 스노(John Snow)는 콜레라의 원인이 오염된 식수에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후 영국에서는 도시 빈민들의 열악한 생활환경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 결과 공중보건법을 제정하고, 도시 위생 개혁 운동이 일어났다.

20세기 초반 미국에서는 장티푸스가 대유행했다. 슈퍼 전파자를 조사하던 보건 당국은 보균자의 대소변을 통해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파악했다. 식사 전이나 화장실을 다녀온 후 손을 깨끗이 씻으면 장티푸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이후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이 일반화됐다.



17세기 후반 주로 아프리카에서 창궐하던 말라리아의 치료제가 개발되자 말라리아가 두려워 진출하지 못했던 유럽 각국은 아프리카에서 본격적인 식민지 쟁탈전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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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에 대응한 영국과 미국의 사례를 통해 인류 사회가 한 걸음 진보하는 계기가 됐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아프리카는 전염병 방어막이 사라지자 약탈의 대상이 됐다. 흑사병은 몽골 기병을 패배시켰지만 유럽은 르네상스로 진입하는 기회를 얻었다. 이렇게 거대한 전염병은 역사를 바꾼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에 세계가 적응해 나가면서 이후 세상에 대한 고민도 함께 시작되고 있다. 단지 과거로의 회귀여서는 안 된다. 새로운 진보와 발전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우선은 이동의 자유를 되찾게 되면서 여행·모임 등 지연된 사회망이 복원될 것이다. 당연히 내수 경기는 활성화되겠지만 지속 기간은 미지수다.

코로나19가 엄습하기 수년 전부터 우리는 구조적인 경기 침체와 사회 갈등을 겪고 있었다.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은 한계 상황이었고, 디지털 전환에 뒤처진 일부 대기업들도 흔들리고 있었다. 저출생, 젠더 갈등, 청년 일자리 부족, 산업 구조 대전환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는 코로나19가 물러가도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예산 증대, 추경, 대출 만기 연장 등은 코로나19 이후에는 기대하기 어렵다. 시중 통화량은 줄어들 것이다. 2년 이상 지속된 비대면 사회에서 벗어나 건강한 사회성을 회복해야 한다. 따라서 보다 근본적인 치유책을 지금부터 마련해야 한다.

당장은 코로나 위기 극복에 치중해야 한다. 코로나19 막바지 국면에서 재기가 가능하도록 과감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IMF 외환위기 당시 비자발적으로 퇴출된 분들의 사례를 복기해 보면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대전환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양동 작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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