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영국 "러시아 직접 겨냥한 경제 제재 즉시 시작할 것"

英 "러의 돈바스 진입은 우크라 침공" 평가

영국서 러시아 기업의 자본 조달 차단할 듯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로이터연합뉴스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러시아를 직접 겨냥한 강력한 경제 제재를 22일(현지 시간) 즉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친러 반군 세력이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하고 두 지역으로 러시아군의 진입을 지시하자, 영국 정부가 이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간주하고 곧바로 대응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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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존슨 총리는 긴급안보회의(코브라회의)를 마친 뒤 “낮에 하원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는 영국의 첫 번째 (대러) 경제 제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곧 발표될 제재는 “돈바스 내 기업뿐만 아니라 러시아 자체도 대상으로 한다”며 “러시아에 군수 물자를 지원하며 경제적으로 이익을 얻은 주체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내용과 대상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영국은 러시아 기업의 자본 조달을 막는 방향으로 제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존슨 총리는 “러시아 기업이 영국 금융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하는 방법을 막고, 러시아 소유 기업과 부동산의 실체를 드러내면 분명히 피해를 입게될 것”이라며 제재 대상에는 러시아 은행도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 초부유층의 자금은 영국으로 대거 흘러갔다”고 지적했다. 존슨 총리가 러시아에 대한 금융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자신하는 이유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사회복지부 장관은 푸틴 대통령의 DPR·LPR 독립 승인을 두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됐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며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를 공격하기로 결정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판단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DPR과 LPR에 대한 미국인의 신규 투자와 무역·금융 활동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지만, 러시아를 직접 겨냥한 제재를 발표하지는 않았다. 미 고위 당국자는 브리핑에서 “돈바스 지역으로 러시아군이 진입하는 것 자체는 새로운 움직임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돈바스 지역에는 지난 8년간 러시아군이 있었다”고 말했다. DPR과 LPR은 이미 러시아가 통제하는 지역으로 간주해 이를 강력한 경제 제재를 도입할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모습이다. 조셉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는 “22일 오후에 (러시아의 움직임에 대한) 유럽의 대응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FT는 “러시아 기업과 경제 부문을 직접 겨냥하는 광범위한 제재보다는 DPR과 LPR을 겨냥한 비교적 좁은 범위의 제재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곽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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