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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브리핑] 회사채 발행하려던 바디프랜드, 단기자금 조달 선회

최대 500억 회사채 발행 계획 철회

단기자금시장 찾아 CP로 350억 조달





오랜만에 마켓브리핑으로 인사드립니다. 최근 회사채 시장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데요, 마치 2년 전 코로나19 확산으로 공포에 질렸던 자금시장을 다시 보는 것 같습니다. 회사채 시장의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회사채 ‘스프레드(국채와의 금리 차)’도 지난달 28일 기준 63.7bp(1bp=0.01%포인트)를 기록했는데요. 지난해 2월 말 32.2bp였던 점을 감안하면 1년만에 2배 가까이 오르면서 유럽발 재정위기가 시장을 덮친 2011년 당시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기관 투자자들은 지갑을 대부분 닫았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앞두고 금리 변동성이 높아진데다가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격화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진 영향이 큽니다. 채권 가격이 앞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회사채 인수를 중단한 것이지요. 연초부터 시장에는 미매각이 속출했는데요. 지난달에도 여천NCC(A+), SK어드밴스드(A), 울산GPS(AA-), SK에코플랜트(A-) 등이 회사채 발행 수요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시장 상황이 악화되자 회사채 발행에 처음 나서는 기업들은 미매각이 났을 때 물량을 인수해줄 인수단(증권사)을 구하기도 어려운 형편입니다. 최근 바디프랜드는 회사채 시장 데뷔를 검토하다가 단기자금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는데요. 만기는 2년에서 1년으로, 자금 조달 규모도 최대 500억 원 안팎에서 350억 원으로 줄였습니다.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사모사채 상환자금과 일부 운전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바디프랜드는 이번 CP 발행에 대해 "재무적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다른 방식으로도 충분히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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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바디프랜드는 회사채 투자자들에게 매력이 높은 기업은 아닙니다. 현재 소유주가 VIG파트너스에서 스톤브릿지로 바뀌는 경영권 거래가 진행 중인데요. 창업주 일가인 강웅철 이사와 박상현 대표이사의 지분도 40%에 육박해 향후 지배구조를 둘러싼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합니다.

여기에 안마의자 시장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BTS와 비·김태희 부부 등 몸값이 높은 스타 모델을 기용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는 점도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지요. 회사의 단기 신용등급은 A3로 4단계의 단기신용도 가운데 3번째입니다.

이 회사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매출액은 4,131억 원, 영업익은 618억 원 입니다. 바디프랜드는 렌탈 영업이 주력인 만큼 매출이 늘어날수록 운전자금 부담이 증가하는 구조인데요. 바디프랜드는 이를 위해 회사채 외에도 리스채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증권(ABS)을 적극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CP를 발행하면서 바디프랜드의 조달금리는 4%(BBB+ 등급민평 기준)에서 3%대로 다소 낮아졌습니다. 다만 만기가 짧은 단기자금은 외부 충격에 민감해 변동성이 크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롤오버(차환) 시 조달 금리가 크게 뛰는 것은 물론 시장이 어려울 경우 발행이 어려울 수도 있지요. 시장에서는 회사채 시장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만큼 '급전'이 필요한 기업들이 단기자금시장으로 내몰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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