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러시아 제재 반대' 中, 北 이어 러시아도 회피처 제공할까

WSJ, 中 "대러 제재 공개 반대" 우려

"글로벌 경제서 러시아 단절 효과 줄어들 수도"

지난달 4일 중국 베이징 조어대 국빈관에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념 촬영을 하는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습./AFP 연합뉴스지난달 4일 중국 베이징 조어대 국빈관에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념 촬영을 하는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습./AFP 연합뉴스




중국이 북한에 이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도 도움의 손을 내밀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중국은 이번 대러시아 제재를 공개 반대했고 그간 대북제재 등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기에 대러제재도 회피할 수단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만약 중국이 모스크바에도 불량국가들을 위한 다양한 선택지에 접근할 기회를 제공한다면 러시아를 글로벌 경제에서 단절시키려는 서방의 조치는 덜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의 기업들은 북한, 이란, 베네수엘라와 같은 나라들에 대한 제재를 반복적으로 회피하고 있다고 WSJ는 유엔 전문가 패널과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 보고서 등을 인용해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공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 의하면 안보리 제재로 금지된 북한의 불법 석탄 수출이 지난해 2∼5월 중국 닝보-저우산 주변에서 최소 41차례에 걸쳐 총 36만4000t 규모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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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석탄을 넘겨받은 선박 중에는 중국 국적의 선박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의 석탄 수출 사례는 러시아를 상대로 촘촘한 제재 그물망을 치고 있는 국제사회가 중국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 중 하나라고 WSJ은 전했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은 러시아의 최대 무역 상대국으로 제재 문제에 관해 서방과 다른 접근법을 취할 수 있는 충분한 수단을 가진 것으로 평가됐다. 5800척 이상의 상선과 세계에서 가장 물동량이 많은 10대 무역항 중 7곳을 보유한 데다 수만 개의 은행지점을 가진 중국은 제재 위반 행위를 감춰줄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을 본떠 만든 은행 송금시스템과 디지털 화폐, 해저 또는 위성 통신망을 자체 구축한 중국은 서방 중심의 경제시스템으로부터 퇴출당한 러시아에 대안을 제공하기 쉽다.

그러나 러시아는 북한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나라라는 점에서 중국의 제재 회피 지원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됐다. 대북제재에 불복한 중국 기업들이 소규모 회사들인 반면, 세계 11위 경제규모인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망에서 벗어나려면 중국의 국영 대기업들로부터 전방위적인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해당 기업들이 서방의 제재 대상에 오를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극적으로 러시아를 돕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윤진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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