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 연어, 대개 등 러시아산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입 수산물이 국내로 들어오지 못하면서 식당과 주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2년여간 영업 시간 규제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인한 매출 감소, 식자재 가격 급등뿐 아니라 이제 아예 재료 자체를 구할 수 없어 업종을 바꿔야 할 처지다.
8일 수산업계에 따르면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연어 kg당 가격은 최근 2만원을 넘어섰다. 연어 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지난해 초만해도 kg당 연어 시세는 1만5000원 안팎이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며칠 사이 가격이 껑충 뛰었는데 그렇다고 당장 식당 내 판매 가격을 올릴 수 없어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산 대게도 7일 기준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에서 kg당 평균 4만5000원에 낙찰됐는데 이는 1월4일 거래가격인 2만7600원 63% 가량 오른 수치다. 냉동 대구는 지난달만 해도 진행되던 경매가 최근에는 물량이 없어 아예 거래가 사라졌을 정도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기준 냉동 명태의 도매 가격(20kg)은 44만240원으로 평년(지난 5년 평균) 대비 7% 가량 올랐다.
지난해 수입된 명태, 대게, 대구의 90% 가량 러시아산으로 주요 수산물의 러시아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또 유럽에서 오는 해산물도 러시아 경유 항공편으로 국내에 들어오는데 이 수송편이 폐쇄되면서 항공 운임이 올라 유럽산 해산물 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다.
서울에서 해물찜 가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생물 미더덕 대체품인 냉동 오만둥이가 미더덕 가격을 넘어서는 등 웃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해물을 취급하는 가게들은 손님도, 물건도 없어 장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