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로 위험자산 선호가 계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결국 1230원마저 돌파했다. 강달러 흐름 속에 원화 약세가 두드러지면서 환율 급등이 계속되고 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원 90전 오른 1232원으로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이 1230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20년 6월 1일(1232원) 이후 1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난 7일 1220원을 돌파한지 불과 하루 만에 1230원마저 내준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긴축 전환을 앞두고 전 세계적인 달러 강세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원화가 유독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7일 기준으로 원화는 1227원 10전으로 거래를 마치면서 전 거래일 대비 1.05% 약세(환율 상승)를 보였다. 유로화(-0.68%), 엔화(-0.43%), 위안화(-0.02%) 등 다른 통화 대비 큰 폭 하락한 것이다.
최근 5거래일 기준으로 살펴봐도 원화 가치는 2% 급락해 인도네시아 루피 다음으로 낙폭이 컸다. 위안화, 싱가포르 달러, 대만 달러 등과 비교하면 약세 폭이 2~10배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역내외 롱(달러 매수) 심리가 과열되고 있다는 의미로 당국의 강력한 미세조정이 없다면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되기 전까지 마땅한 진정제가 없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상승 흐름은 지속될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