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푸틴, 국경 닫기 전에" 러시아인도 엑소더스

경제위기·공포정치에 수천명 탈출

전쟁 반대 시위대 체포하는 러시아 경찰. EPA연합뉴스전쟁 반대 시위대 체포하는 러시아 경찰. EPA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자국을 떠난 러시아인 수가 이미 수천 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의 제재로 인한 경제난과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의 강압 통치가 러시아인의 ‘엑소더스’에 기름을 붓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 시간) 최근 수 주 동안 고국을 떠난 러시아인을 정확히 가늠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 수가 수천 명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핀란드 국경수비대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간 핀란드로 입국한 러시아인은 4만 4000명으로 전년(2만 7000명) 대비 급증했으며 터키와 조지아·아르메니아처럼 러시아 국민에 비자 규정이 느슨한 국가로 가는 사람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핀란드의 경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잇는 열차와 버스 표가 이미 매진되면서 증편 계획을 세웠다. 이스라엘도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인에게 발급한 비자가 1400건이라고 밝혔다.



WSJ는 경제 위기, 공포정치가 러시아인들의 탈출 행렬의 배경이라고 짚었다. 실제 서방의 강력한 제제가 이어지면서 러시아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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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민에 대한 강압적인 단속도 이주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이른바 ‘가짜’ 정보 유포 혐의로 최고 15년 징역형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이 최근 의회를 통과한 데 이어 푸틴 대통령이 곧 계엄령을 내려 국경을 폐쇄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러시아인의 탈출 행렬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WSJ는 “정치적 자유가 위축되고 경제난이 심화하면서 러시아인들이 자국을 벗어나고 있다”며 “이는 앞으로 러시아에서 쏟아져 나올 탈출 행렬의 전초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글로벌 기업들의 탈러시아 행보도 지속되고 있다. 소니는 이날 러시아에서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과 게임 소프트웨어의 판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세계적 식품 기업인 네슬레도 러시아 내 투자를 중단하기로 했고, 다국적 회사 3M도 러시아 내 모든 사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담배 제조업체 필립모리스는 생산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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