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전 의원./연합뉴스대장동 개발사업에서 민간업자의 편의를 봐주고 아들을 통해 50억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곽상도 전 의원이 첫 재판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1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곽 전 의원과 남욱 변호사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곽 전 의원은 법정에 출석해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공소장의 차이를 지적하며 "검찰도 대가관계를 인정하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곽 전 의원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김만배씨의 청탁으로 제가 하나은행이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최종 참여하도록 부탁한 부분이 범죄사실로 기재돼 있다"면서 "하지만 공소장에는 이러한 부분이 빠져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뇌물의 대가성을 입증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인생이 송두리째 부정당하고 있다며 방어할 기회를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곽 전 의원은 "코로나19로 변호인 접견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이 부분을 방어하게 해달라"며 "영장 범죄사실에 제가 뭔가 한 게 있어야 하는데, 뭘 했다는 게 하나도 없다. 저도 모르는 채 진행된 아들과 회사 관계자들의 일로 제 인생이 송두리째 부정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대장동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그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 병채씨를 통해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원(세금 제외 25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는 병채씨를 통해 성과금 형식으로 곽 전 의원에게 뇌물을 주고, 그 액수만큼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남욱 변호사는 곽 전 의원에게 5000만원을 건낸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이날 법정에는 구속 상태인 김씨가 출석했고, 남 변호사는 출석하지 않은 채 변호인만 참석한 상태로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