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盧정부 마지막 총리 한덕수, 尹정부 첫총리…왜 선택했나

오랜 공직생활 거친 대표적 '경제통'

尹 강조 통상 등 '경제안보'에 강점

슬하 자녀 없고 참여정부 총리 출신

여소야대 상황서 인사청문회 부담 줄어

윤석열 정부의 첫 신임 국무총리로 지명된 한덕수 전 총리. 권욱 기자 2022.04.03윤석열 정부의 첫 신임 국무총리로 지명된 한덕수 전 총리. 권욱 기자 2022.04.03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한덕수 전 총리를 새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경제·외교·통상 부문에서 전문성을 갖췄을 뿐 아니라 풍부한 행정 경험으로 내각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인사청문회 낙마로 정권 초 국정 추진 동력을 잃지 않기 위해 역대 보수·진보 정부에서 두루 기용되며 검증됐던 인사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윤 당선인은 초대 총리로 한 후보자를 지목한 뒤 “정파와 무관하게 오로지 실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정의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하신 분”이라며 “경제·통상·외교 분야에서 풍부한 경륜을 쌓은 분”이라고 밝혔다.

한 후보자가 오랫동안 공직 생활을 한 만큼 행정 경험이 풍부하지 않은 윤 당선인을 보완할 수 있는 최적의 인물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외교·통상에 전문성을 지녀 윤 당선인이 평소 강조해온 ‘경제 안보’ 문제를 이해하고 정책을 실천하는 데 적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총리로 내정된 한 후보자는 윤 당선인과 눈에 띄는 인연이 없다. 10년 전 주미 대사 시절 한 차례 마주쳤고 올해 2월 재경 전북도민회 신년 인사회에서 한 테이블에 앉은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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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캠프에도 참여하지 않았지만 경제 회복을 이뤄내고 국민 통합을 상징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아 전격 발탁됐다. 대선 직후만 해도 총리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으나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지난달 30일 공개적으로 총리직을 고사한 전후로 경제통인 한 후보자가 유력하게 떠올랐다.

이후 윤 당선인 측은 한 후보자를 포함해 여러 후보를 간추려 보고했고 윤 당선인이 최종 결정을 내렸다. 특히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한 후보자를 세 차례 찾아가 총리직을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2일 저녁 한 후보자를 만나 3시간 동안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국정 운영 철학을 공유하고 내각 방향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한 후보자가 가진 경쟁력은 정통 관료 출신으로 경륜이 풍부한 경제통이라는 것이다. 코로나19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공급망 차질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진 만큼 한 후보자를 중심으로 내각이 똘똘 뭉쳐 경제문제를 돌파하라는 의지로 해석된다. 오랜 행정 경험으로 함께 손발을 맞춰 일할 수 있는 장관 등 각종 인사를 당선인에게 추천하는 역할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국무총리 인선과 관련해 “경제부총리·금융위원장 등 ‘경제 원팀’이 ‘드림팀’으로 이어지게 할 최적임자를 찾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주미 대사,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외교·통상 분야의 경륜도 강점이다. 참여정부 당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주도하는 등 통상 분야에서 잔뼈가 굵다는 평가다.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등 각종 현안을 앞둔 만큼 과거 경험을 통한 대응도 기대할 수 있다.

‘여소야대(與小野大)’ 상황에서 인사청문회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도 지명 배경으로 꼽힌다. 초대 총리 후보자가 낙마하면 정권 초부터 국정 동력을 잃을 수밖에 없는 만큼 청문회를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는 인물을 선정했다는 분석이다. 총리 후보에 대한 임명 동의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통과된다. 172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의 협조가 있어야만 총리로 임명할 수 있다.

윤 당선인 측은 한 후보자가 전북 전주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마지막 총리를 지낸 만큼 민주당의 검증 강도가 세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슬하에 자녀가 없어 각종 병역이나 재산 상속 등 논란에서도 자유롭다. 2007년 총리 후보로 인사청문회를 한 차례 통과한 경험도 인사 검증에 대한 부담감을 덜 수 있는 요소다. 이날 한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 대한 부담감을 묻자 “진정성 있게 최선을 다해 청문회에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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