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주간 해외 주식 투자자들은 엔비디아(NVDA)와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SOXL) 등 반도체 기업과 상품들을 쓸어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학개미들의 적극 매수에는 반도체주의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해외 주식 투자자들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에 대해 저가매수에 나섰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종목은 미국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NVDA)였다. 이 기간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를 1억 5552만 달러(약 1921억 원) 순매수했다.
서학개미들이 엔비디아의 반등을 기대하며 적극 매수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엔비디아의 주요제품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로 이달 5일부터 12일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한 바 있다. 베어드의 애널리스트 트리스탄 게라는 GPU의 과잉 재고를 우려하며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 의견을 ‘시장 수익률 상회’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또 목표 주가 역시 360달러에서 225달러로 대폭 하향했다. 하지만 13일(현지시간) 투자전문지 배런스가 암호화폐 채굴이 매출에 미치는 악영향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을 내놓는 등 긍정적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가 반등하기도 했다. 또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매수 2위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SOXL)이다. 서학개미들은 이 기간 SOXL를 1억 4382만 달러 사들였다. SOXL은 엔비디아·마이크론(MU) 등 미국의 반도체 기업들을 대거 담고 있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3배로 추종해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된다. 서학개미들의 적극 매수에는 반도체 종목들의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SOXL은 70달러를 웃돌기도 했지만 14일 25.61달러 까지 떨어졌다. 직후 11.28% 상승했다.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ETF(TQQQ)가 매수 3위에 올랐다. TQQQ는 나스닥100지수의 일간 등락률을 3배 추종하는 ETF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불확실성, 인플레이션 우려에 나스닥100지수가 조정을 받자 개미들은 상승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은 TQQQ를 1억 558만 달러 순매수했다.
투자자들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FT) 등 대형 기술주도 사들였다. 서학개미들은 알파벳 클래스A(GOOGL)와 알파벳 클래스C(GOOG)를 각각 6502만 달러, 794만 달러 사들여 순매수 상위 목록 4위, 14위에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2690만 달러), 아이온큐(2325만 달러), 애플 1700만 달러 등도 각각 순매수 6, 7, 8위에 이름을 올렸다.
개미들은 전기차 종목도 많이 사들였다. 테슬라와 루시드를 각각 4514만 달러, 1007만 달러 사들여 순매수 상위 목록 5위, 13위를 차지했다.
미국 기술주를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ETN) 상품에도 매수세가 쏠렸다. 미국 기술주 15개 기업의 등락률을 3배로 추종하는 BMO 마이크로섹터 FANG 이노베이션 3X 레버리지 ETN(BULZ)과 미국 기술주 10개 종목을 3배로 추종하는 BMO 마이크로섹터 FANG플러스 지수 3X 레버리지 ETN(FNGU) 역시 해외 종목 순매수 상위권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