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공군, 사천 훈련기 충돌사건 '인재' 결론… "통보 없이 경로변경"

군, 이달 1일 발생한 훈련기 사고 원인 밝혀

선도기가 구름 피하려 갑자기 경로변경해

뒤따르던 훈련기가 다른 훈련기와 부딪혀

관제사들 경로이상 수정 안해 사고 못막아

군 문책위 열어 관련자 처벌 수위 정하기로

지난 1일 오후 1시 36분께 경남 사천시 정동면 고읍리 한 들판 인근에 공군 훈련용 전투기 KT-1 두 대가 충돌해 추락한 현장의 모습. /박황배씨 제공·연합뉴스지난 1일 오후 1시 36분께 경남 사천시 정동면 고읍리 한 들판 인근에 공군 훈련용 전투기 KT-1 두 대가 충돌해 추락한 현장의 모습. /박황배씨 제공·연합뉴스




이달초 비행훈련 중 발생했던 공군 훈련기 공중충돌 및 순직사고는 인재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충돌한 2대의 훈련기들에 앞서 선도 비행했던 교수가 통보 없이 경로 변경을 한 것이 주된 원인이 됐다. 관재탑 근무자는 경로 이상을 바로잡지 않아 초유의 훈련기 공중충돌 사고를 막지 못했다.

군은 지난 1일 경남 사천기지 일대에서 비행중이던 공군 KT-1훈련기 2대가 서로 충돌해 탑승자 4명이 전원 순직한 사고와 관련해 조사한 결과 최근 이 같이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공군은 문책위원회에 사고 관련자들을 회부해 처벌 수위를 정하기로 했다.



해당 사고는 당일 오후 1시 32분경 사천기지에서 공중비행훈련을 위해 이륙한 KT-1 훈련기 3대중 2대가 오후 1시 37분경 기지 남쪽 약 6km 지점 상공에서 공중충돌해 추락한 건이다. 충돌로 인해 훈련기 2대에 탑승했던 이장희·전용희 비행교수 및 차재영·정종혁 대위(추서 계급)가 모두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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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훈련기 KT-1의 모습. /사진제공=KAI국산 훈련기 KT-1의 모습. /사진제공=KAI


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경남 사천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 훈련기 3대 중 선도 훈련기 A기와 B기가 먼저 이륙했다. 이어서 35초 뒤에 훈련기 C기가 뒤따라 활주로에서 날아올랐다. A기는 비행교수가 조종하고 있었고 B·C기는 차·정 대위가 조종 중이었다. 그러던 중 A기를 조종하던 비행교수가 비행경로에 낀 구름을 회피하기 위해 갑자기 경로를 변경했다. 경로변경시엔 의무적으로 경로변경 통보를 해야 하는데 이를 하지 않았다. A기는 선도기의 경로변경 사실을 모른채 계기판을 보고 비행하는 ‘계기비행’ 상태였던 C기와 부딪힐 뻔했으나 그 직전 급강하해 충돌을 피했다. 하지만 A기를 맨 눈으로 보면서 시계비행 방식으로 뒤따르던 B기가 앞쪽에 나타난 C기를 회피하지 못해 안타깝게도 충돌하고 말았다는 게 당국의 조사 결과다. 충돌 당시 탑승자들의 좌석이 사출됐으나 사고기 탑승자 모두 생존하지 못했다. 당국은 조사 결과 사고 항공기의 기체 결함이나 사출기 작동결함은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조사에선 사고 당시 경로 이상을 탐지해 조종사들에게 알려야 했던 관제사들의 과실 여부도 도마에 올랐다. 관제사들은 당시 공역에 다른 비행기들이 많아서 미처 사고 훈련기들의 경로 이상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은 A기 조종사였던 비행교수 및 관제사, 관할 지휘관 등을 대상으로 문책위원회를 열어 과실 여부에 따른 처벌 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공군은 이번 사고 사고 이후 군용기들의 이착륙 절차를 개선해 위험한 수준으로 근접비행하지 않도록 조치했다. 아울러 모든 관제사와 조종사들을 대상으로 공중충돌 방지 대책 등 유사 사고 방지교육을 시행했다. 사고 기종인 KT-1의 비행은 오는 5월 2일부터 재개된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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