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톱10’ 종목의 주가가 최대 76%까지 하락하며 모두 두자릿수대의 낙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자들이 미 증시 하락장에서도 변심하지 않고 빅테크 업체들에 대한 저가매수에 나선 반면 최근 주요 기업들의 실적 악화 등 악재가 부각되며 주가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1월 3일~4월 29일)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10위권 종목들이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 순매수 1위인 'PROSHARES ULTRAPRO QQQ ETF(TQQQ)'(순매수 15억 3291만 달러)는 연초 대비 주가 수익률이 -56.07%에 달한다. TQQQ는 나스닥100 지수 변동성을 3배로 추종하는 초고위험 상품이다. 이어 2위를 차지한 ‘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SOXL)’(12억 304만 달러)는 같은 기간 낙폭이 67.30%로 더 크다. 해당 ETF는 미국 반도체 밸류체인에 속한 16개 기업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를 3배 추종한다.
이어 3~7위는 단일 종목인 테슬라(TSLA, 10억 8800만 달러), 엔비디아(NVDA, 8억 114만 달러), 알파벳(GOOGL, 5억 4692만 달러), 애플(AAPL, 5억 2251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MSFT, 4억 5617만 달러) 등 역시 -11%~-37%의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SPDR SP 500 ETF TRUST(SPY)’(2억 9704만 달러)는 -13.75%, ‘INVESCO QQQ TRUST SRS 1 ETF(QQQ)’(2억 5229억 달러)는 -22.02%, ‘BMO MICROSECTORS FANG INNOVATION 3X LEVERAGED ETN(BULZ)'는 -75.58%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등 긴축 기조, 인플레이션 압박, 중국의 봉쇄조치 등 각종 악재들이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가운데 미 빅테크 업체들의 실적 우려가 커지자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주 1분기 실적을 내놓은 아마존(AMZN)이 7년 만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자 주가는 하루 만에 14% 넘게 급락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마존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 및 지속되는 코로나19 불확실성, 글로벌 물류 및 공급망 교란을 아마존도 피하지 못했다”며 “지난해 하반기 대비 코진 매크로 불확실성에 따라 주가 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장 컨센서스를 웃도는 호실적을 기록한 애플 역시 매출 부진 전망이 부각되며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