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어게인 마이 라이프' 포스터 / 출처=SBSSBS 드라마 ‘어게인 마이 라이프’ 속 불법 도박장. 김희우(이준기 분) 금산지청 검사가 “형법 246·247조, 현행범으로 체포한다”고 외쳤다. 도박을 한 사람은 ‘1000만원 이하 벌금에, 도박장을 개설한 이는 5년 이하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는 형법에 따라 법적 조치에 나선 것이다. 도박 현장을 들킨 이들은 순간 온몸이 굳었다. 반면 도박장을 관리하는 유채파 조직원은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배운 사람이 왜 그러냐”며 영장이 있는지를 물었다. 우리나라가 체포, 구속, 압수 등 강제 처분에 있어 원칙적으로 법관 영장이 필요한 데(영장주의), 이를 가져왔느냐는 의미였다.
김 검사는 “현행범한데는 영장이 없어도 된다고 배웠다”며 폭력을 행사하는 유채파 조직원들을 하나씩 제압했다. 돈다발로 매수하려 하거나, “앞 바다 새우 서식지에 담가줄까”라고 협박하자 ‘뇌물공여·공무집행 방해죄를 추가한다’며 굽히지 않았다. 결국, 김 검사는 격투 끝에 조직원 십여명을 체포됐다. 이후 김 검사가 눈을 돌린 건 도박장 한 켠에 위치한 유채파 사무실이었다. 그는 오민국(나인규 분) 수사관에게 “사무실에 있는 모든 서류들을 압수하라”고 지시했고, 금전출납부 등을 증거 자료를 확보했다. 유채파 범행을 겨냥한 피의자 체포와 압수수색이 동시에 이뤄진 순간이었다.
‘어게인 마이 라이프’는 열혈검사의 절대 악 응징기다. 거대 권력을 수사하다 목숨을 잃은 김 검사가 알 수 없는 힘을 통해 새 생명을 얻어 과거로 돌아간 후 다시 그들에 맞서 싸우는 과정을 담았다. 극중 김 검사가 영장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국내에서 과감히 체포·압수 수색에 나선 배경에는 형사소송법 제 200조의3(긴급체포)·212조(현행범인의 체포) ·216조(영장에 의하지 아니한 강제퍼분)가 자리하고 있다. 제200조의 3에서는 ‘피의자가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로 해당하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검사나 사법경찰관이 영장 없이 긴급체포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거나 도망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을 때도 가능하다. 제212조와 216조는 각각 ‘현행범인은 누구든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다’, ‘제200조의2(영장에 의한 체포)·제200조의 3·제201조(구속)·212조에 따라 영장 없이 ▲압수 ▲수색 ▲검증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211조에서 정한 현행법인 또는 준현행법인의 기준은 4가지. 범인으로 불리며 수사기관에 추적되고 있거나 장물이나 범죄에 사용됐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한 흉기 등을 소지하고 있을 때, 신체나 의복류에 증거가 될 만한 뚜렷한 흔적이 있을 경우가 속한다. 심지어 ‘누구냐고 묻자 도망하려고 했다’는 점도 포함된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검찰의 수사영역이 6대 범죄에서 부패·경제범죄로 축소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시행에 따라 수사 환경이 다소 바뀐다”며 “오는 9월부터 검사는 부패·경제범죄 수사 과정에 한해 긴급체포 등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4개월 뒤부터는 두 범죄 영역에서만 형사소송법에서 허용한 강제 수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즉 두 범죄에 속한 혐외 외에서 현행범을 체포하더라도 검사는 112에 신고하는 등 경찰에 사건을 넘겨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