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식량 위기 고조 속 잇따라 러 찾는 아프리카·UN

"전쟁으로 발 묶인 밀 수출 길 열어야" 촉구

아프리카, 밀 수입 40% 이상 러·우크라 의존

"4000만명 식량 위기 직면" 전망

5월 27일(현지 시간)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AFP연합뉴스5월 27일(현지 시간)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각국 식량 안보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국제기구인 아프리카연합(AU)과 유엔(UN)이 잇따라 러시아를 찾아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 길을 열어줄 것을 촉구한다. 두 기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산 밀 의존도가 높은 지역에서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며 조속한 사태 해결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2일(현지 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AU 의장인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3일 러시아 소치에서 우크라이나 밀 수출 봉쇄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러시아 정부는 두 지도자가 "정치적 대화를 확대하고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경제적, 인도주의적 협력 문제를 논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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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측도 우크라이나 식량과 러시아산 곡물·비료 수출을 동시에 재개하기 위해 잇따라 러시아와 회담을 갖고 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부총장은 러시아를 방문해 3일부터 이틀에 걸쳐 흑해 항구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및 식량 수출 길을 여는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레베카 그린스판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사무총장이 러시아를 방문해 러시아 제 1부총리와 러시아산 곡물·비료 수출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세계 밀 공급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이 전쟁으로 중단되며 전 세계는 식량 위기에 직면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 세계 식량 가격은 1년 전보다 30%가량 올랐다. 특히 밀 수입량의 40% 이상을 두 국가에 의존하는 아프리카의 경우 극심한 기근과 기아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은 대륙 내에서 밀가루 가격은 45%, 수입 비료 가격은 300% 가까이 치솟았다고 보고했다. 이집트·베냉·소말리아 등은 두 국가에 대한 수입 비중이 8~90% 이상이다.

최근 기후변화로 아프리카 북동부 지역과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에는 심각한 가뭄이 발생하는 등 악재가 겹친 상태다. 유엔식량계획(WFP)은 올해 아프리카에서 약 4000만 명이 식량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형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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