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4대 은행 PB 하반기 투자 조언] "대출 먼저 갚고…여윳돈은 ELS·채권·ETF에 나눠 담아야"

[S머니]

6·7·9월에도 美 빅스텝 가능성 커

韓, 금리인상 불가피…이자 눈덩이

美 등 주요국 대표지수 20%대 하락

ELS 수익률 정기예금의 두배 기대

만기 1~2년 이내 회사채 눈여겨보고

코스피 200 ETF 등 분할매수 추천

목표수익률은 낮춰 보수적 운용을





상반기 내내 시장 변동성이 컸던 탓에 하반기 투자를 준비하는 투자자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는 데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에 미국 기준금리 인상까지 덮쳐 하반기 시장도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변동성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대출부터 갚고 여윳돈을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적절하게 분산투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프라이빗뱅커(PB)들은 기준금리 인상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빚을 내서 투자하는 레버리지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용나원 신한은행 PWM목동센터 팀장은 “지금은 대출을 상환해야 할 때”라며 “시중은행의 장기 모기지론 금리가 5%만 넘어도 (차주에게) 부담인 만큼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것도 1·2년 뒤 금리 인상이 마무리된 후”라고 말했다. 민혜정 우리은행 TC프리미엄이촌센터 PB팀장 역시 “지금은 대출금리보다 높게 투자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며 “금리가 낮다고 해도 고정금리가 아닌 이상 일단 대출을 최대한 상환하고 여유 자금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PB들이 이같이 대출 상환이 먼저라고 조언한 것은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 이상으로 빠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5월 22년 만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린 데 이어 6·7·9월에도 모두 0.5%포인트 인상이 유력하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 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 역시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만큼 국내 시중금리 역시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한국은행 경제 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4월 기준 연 5.62%로 1년 전보다 1.97%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주담대 역시 1.17%포인트 올랐다. 하반기 내내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빚투(빚 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투자)’은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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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자금 투자로는 ELS가 가장 먼저 꼽혔다. 미국 등 주요국의 대표 지수들이 이미 20%대로 하락한 만큼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상품의 수익률이 높을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이인숙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PB센터 부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 시장이 제일 타격을 입어 유럽지수(유로스톡스50)가 싫으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S&P500)지수를 단독으로 한 상품을 선택해도 좋다”며 “정기예금의 두 배가 넘는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민 팀장도 “시장 변동성이 컸을 때 쿠폰 금리가 높다”며 “현재 5~8%대로 다음 주 (금리가) 내려간다지만 큰 자금일수록 ELS에 묶어두기 좋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채권 단기 투자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채권 투자는 피하는 게 정석이다. 채권금리가 올라가면 그만큼 채권 가격은 하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리 인상이 시장에 선반영되고 연말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는 즈음이면 채권에 투자할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용 팀장은 “올해 하반기에는 지금보다 좋은 조건으로 채권을 매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만기 1~2년 이내의 회사채 중심으로 가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장은 “최근 HSBC의 신종자본증권이 6.5%, 다른 금융기관의 순위채가 5%대였다”며 “외화 표시 채권금리가 좋은 상황이라 포트폴리오에 일부 넣어둘 것을 추천한다”고 권했다.

코스피200·S&P500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분할 매수하는 방법도 좋은 전략이다. 단, 지난해 ETF로 상당한 수익을 봤던 것과 달리 목표 수익률을 낮게 잡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실현 목표 수익률을 기반으로 짧게 수익을 실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가령 12월까지 분할해서 7번 투자할 때 세 번째 투자에서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면 바로 빼야 한다”고 했다.

이외에 부동산 리츠, 고배당주도 대안으로 거론됐다. 코로나19로 침체됐던 여행주·내수주·반도체 종목 등도 주목할 투자처다. 아울러 정 팀장은 “중국은 폐쇄 정책, 권력 구조 등의 변수가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베트남·인도 등 생산 기지를 가진 국가로의 투자는 접근할 법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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