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대 금융지주 회장과 회동을 가졌다. 연이어 금융 업계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은행의 이자 장사 등을 비판한 이 원장이 금융지주 회장들과의 만남에서도 은행의 공적 기능을 강조했을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이날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 등 5대 지주 회장과 비공개 조찬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기준금리 상승에 환율 폭등, 주가 폭락 등 국내 경제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업권의 협조 등을 당부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이 원장은 23일 연구기관장 간담회에서 “(현 상황을)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발생했던 오일쇼크 때와 유사하다고 보기도 하는데 전 세계 가치 사슬이 얽혀 있어 훨씬 큰 위험이 닥쳐올 수 있다”며 “미증유의 퍼펙트 스톰이 밀려올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원장은 취임 이후 금융 현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업권별 간담회를 이어가고 있다. 다음 주 28일과 30일에는 각각 금융투자업권·보험업권 최고경영자(CEO)들과도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7월 5일에는 여신 전문 업계와 취임 후 첫 회동을 한다.
한편 정치권과 금융 당국이 한목소리로 은행의 과도한 이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자 은행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대출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이날 우리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혼합형)를 연 5.48~7.16%에서 5.47~6.26%로 조정했다. 금리 상단이 하루 새 0.9%포인트나 내린 것이다. 5년마다 금리가 변하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4.85~5.84%)도 전날보다 상단이 1.3%포인트 낮아졌다. 연 7%대를 돌파했던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다시 6%대로 돌아갔다. 24일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연 4.64~6.515% 수준이다. NH농협은행도 24일부터 전세대출 우대 금리를 0.1%포인트 높여 금리를 내렸다. 국민·신한 등 다른 은행들도 대출 금리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