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분야의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민간 주도로 5000억 원 규모의 수소펀드가 조성된다. 아직 초기 단계인 수소산업에서 민간기업들이 선제 투자를 통해 글로벌 수소산업의 주도권을 쥐는 것이 목표다.
6일 현대자동차·SK·포스코·한화·롯데 등 국내 대기업 주도로 설립된 수소 관련 민간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은 이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2022 H2 인베스터데이’를 열고 수소펀드 출범을 선포했다.
수소펀드는 수소 분야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데 민간기업이 공감하며 자발적으로 조성을 추진했다.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회원사 등 국내 기업과 외부 투자가의 출자를 통해 총 5000억 원 규모로 조성하며 10년 동안 운용한 후 청산된다.
수소펀드는 우선 수소산업의 기초가 되는 수소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수소펀드의 모펀드 운용사인 미래에셋은 전체 투자 금액 중 70%를 수소인프라 구축에 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과 공동 투자 파트너인 스톤피크와 자펀드 운용사인 노앤파트너스는 올해 말까지 투자가 모집을 완료하고 내년 초부터 바로 투자를 집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소펀드의 또 다른 목표는 수소생태계 내 전 밸류체인 확보다. 이날 행사에서 반상우 미래에셋증권 본부장은 “개별 기업은 우선순위가 높은 쪽에 투자를 할 수밖에 없어 생태계 전체로 보면 투자의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며 “펀드를 통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밸류체인의 완전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지원에 나선다. 무역보험공사·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수소펀드가 투자하는 프로젝트와 기업에 금리 인하, 대출 확대 등 금융 지원을 할 예정이다.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축사에서 “한국의 수소산업 위상 확보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며 “지나친 규제로 사업이 성장할 수 있는 싹을 자르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규제도 잘 살펴보겠다”고 약속했다.
한전 등 에너지 공공기관은 수소펀드 투자 대상 중소·중견기업의 연구개발(R&D)과 수요처 발굴 등을 지원한다. 산업부는 수소 프로젝트와 신기술 개발 관련 규제를 완화할 예정이다.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회원사와 산은 등 정책 금융기관, 한전·석유공사·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공기관은 이 같은 내용의 협력 협약서를 체결했다.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사무국인 딜로이트의 최용호 파트너는 “2050년 한국 에너지 사용 비중의 33% 정도가 수소일 것”이라며 “글로벌 평균 10%보다 높은데 이는 한국이 수소를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국가가 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판 수소위원회로 불리는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은 수소경제 확산과 수소산업 경쟁력 강화을 목표로 지난해 9월 출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