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화장실 물로 맥주 만들었는데…"일반 맥주랑 똑 같아요"

생활하수 재활용한 '뉴워터' 사용해 양조

'뉴브루' 1차 물량 7월말까지 매진 예상

"맥주 맛이 똑같아…가벼운 맛의 에일"

싱가폴 에일맥주 ‘뉴브루(NewBrew)'. 블룸버그통신 캡처싱가폴 에일맥주 ‘뉴브루(NewBrew)'. 블룸버그통신 캡처




화장실 물을 재활용해 만든 맥주가 싱가포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생활하수를 재활용해 만든 싱가포르 에일 ‘뉴브루(Newbrew)’가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생활하수는 일반적인 가정생활에서 하수도로 버려지는 물로, 화장실에서 나오는 물도 포함된다. 뉴브루는 싱가포르 수도 기관인 PUB와 지역 공예 양조장 브루어크츠가 협력해 만들었다. 2018년 물 컨퍼런스에 처음 공개된 이 맥주는 지난 4월부터 슈퍼마켓과 맥주 아웃렛, 브루어즈 레스토랑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슈퍼마켓에서 해당 맥주를 구입한 추웨이 리안(58)은 "이 맥주가 변기 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전혀 알 수 없었다"면서 "일반 맥주랑 맛이 똑같다"고 평가했다. 천천(52)은 뉴브루를 시음하고 "사람들에게 이 맥주가 폐수로 만들어졌다고 말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아마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맥주를 시음한 다른 사람들도 "싱가포르의 열대 기후에 잘 맞는 매우 신선하고 가벼운 맛의 에일"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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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브루 1차 물량은 이달 말까지 모두 매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부터 판매한 레스토랑 판매분은 이미 모두 소진됐다. 양조장은 시장 반응을 살핀 뒤 추가 생산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뉴브루는 하수에서 재활용된 싱가포르의 식수 브랜드인 뉴워터를 사용한다. 블룸버그통신 캡처뉴브루는 하수에서 재활용된 싱가포르의 식수 브랜드인 뉴워터를 사용한다. 블룸버그통신 캡처


뉴브루는 싱가포르의 생활하수에서 재활용된 식수인 ‘뉴워터’를 사용한다. 뉴워터는 2003년부터 생산됐다. 싱가포르는 물 부족 국가여서 일찍부터 생활하수를 처리해 음용해왔다. 싱가포르는 자외선으로 하수를 소독하고 고급 처리 장치를 통해 오염 입자를 제거한 후 뉴워터를 만든다. 뉴워터 관계자는 “(생활하수가) 재처리되면 그냥 물일뿐”이라고 말했다.

생활하수를 재활용해 물만 만들던 싱가포르가 이번에 맥주까지 선보인 것은 물 재활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다. PUB는 "뉴 브루가 싱가포르 사람들에게 지속 가능한 물 사용과 재활용의 중요성에 대해 교육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오수를 식수로 재활용하는 아이디어가 세계의 담수 공급이 점차 힘겨워지는 환경에서 지난 10년 동안 지지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또 싱가포르와 이스라엘 등 선진국들은 이미 이 기술을 도입하고 있고, 로스앤젤레스와 런던과 같은 도시들도 이를 벤치마킹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스톡홀롬 등에서도 생활하수를 재활용해 맥주를 만들고 있다. 스톡홀름에 본사를 둔 Nya 카니지 브루어리는 양조 업계의 거물인 칼스버그, IVL 스웨덴 환경연구소와 함께 정화된 하수로 만든 필스너를 출시한 바 있다.


김후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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