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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다방] '주(呪)' 금기 깬 여자가 받은 저주…'랑종' 떠오르네

[리뷰] 넷플릭스 영화 '주(呪)'

2022년 대만 박스오피스 최고 흥행작

타이베이영화상 7개 부문 노미네이트


직접 맛보고 추천하는 향긋한 작품 한 잔! 세상의 OTT 다 보고 싶은 'OTT다방'


'주' 스틸 / 사진=넷플릭스'주' 스틸 / 사진=넷플릭스




강력한 의지를 갖고 무언가를 빌 때, 그것이 이뤄지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을 거다. 강력한 소망은 누군가에게 축복이 될 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저주가 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나홍진 감독이 제작한 영화 '랑종'을 떠올리게 만드는 작품은 한여름에 맞춰 서늘한 공포를 자아낸다.

넷플릭스 영화 '주'(감독 케빈 코)는 종교적 금기를 깨 저주받은 리뤄난이 딸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리뤄난은 6년 전 남자친구, 그의 동생과 함께 천씨 가문이 집단 거주하는 마을에 방문한다. 이들의 목적은 마을의 수상한 동굴에 들어가 공포체험하는 영상을 찍어 올리는 것. 마을 사람들은 "동굴에 절대 들어가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하지만, 이들은 금기를 깨고 동굴에 들어가 제사상을 마음대로 깨부수고 촬영까지 한다. 결국 저주에 걸린 이들. 리뤄난의 남자친구는 사망하고, 당시 임신 상태였던 리뤄난은 딸을 출산하고 정신병원에 갇힌다. 6년 후 위탁 가정에 맡겨졌던 딸을 데리고 새 출발을 하려는 리뤄난. 하지만 딸에게 저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절망에 빠진다.

제목은 '빌 주'자를 쓴다. 딸에게까지 전해진 저주를 끊기 위한 어머니의 강렬한 마음이 담긴 제목이다. 그 안에는 리뤄난의 엄청난 죄의식이 담겨 있다. 때문에 리뤄난은 그 저주를 끊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마음이다. 그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하고, 도사를 찾아가 의식을 펼친다. 끝내 자신을 직접 제물 삼아 악귀에게 바치려고까지 한다.



그러나 리뤄난의 의지는 오히려 독이 된다. 오직 한곳만 바라보는 사람이 얼마나 이기적으로 변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7일 동안 아이에게 물과 음식을 주면 안 된다. 그렇게 되면 내가 죽는다"는 도사의 말을 어기고, 단지 아이가 배고프다는 이유로 빵을 준다. 도사와 그를 지키던 할머니는 사망한다. 리뤄난은 "더 많은 사람에게 저주가 퍼질수록 옅어 진다"는 말을 듣고 저주의 주문을 축복이라고 속여 사람들에게 퍼트리고, 소녀의 귀를 잘라 제물에 이용하기까지 한다. 오직 딸을 향한 저주를 풀겠다는 일념 하나로 행한 일이다.

리뤄난은 '의지대로 세상을 바꾸는 게 축복'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가 바라는 세상이 온갖 저주로 둘러싸인 지옥이라면 어떻게 될까. 딸의 저주를 풀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저주한 세상에서 과연 딸은 행복할 수 있을지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작품은 여러 공포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홈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는 방식은 '파라노말 액티비티', 딸의 저주를 풀기 위해 무속 신앙을 찾는 스토리라인은 '랑종'과 비슷하다. 기시감 속에서 익숙한 공포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셈이다.

홈 카메라 촬영 기법은 극한의 공포를 자아낸다. 주인공의 시선을 따라가는 형태로, 주인공이 느끼는 공포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또 흔들리는 카메라 워킹과 암전은 긴장감을 더해 관객을 공포의 세계로 초대한다.

◆ 시식평 - 공포 영화 마니아라면 불 끄고 혼자 보길 추천합니다.



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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