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던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가 1년 사이 30% 이상 줄어든 반면 벤츠·BMW 등 전통의 자동차 강자들의 판매량을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 전기차는 1만 295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 1431대)보다 13% 늘었다.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을 장악했던 테슬라는 올 상반기 국내에서 전기차 6746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1만 1629대) 대비 42%가량 감소했다. 반면 테슬라를 제외한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6213대로 전년 동기 대비 260% 성장했다. 국내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테슬라의 판매량은 줄어들고 내연기관 강자였던 전통 수입차 브랜드가 그 자리를 메운 것이다.
특히 벤츠와 BMW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상반기 벤츠의 전기차 판매 대수는 139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배가량 뛰며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3위 BMW의 전기차는 1238대가 팔려 같은 기간 16배 성장했다. 벤츠와 BMW의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점유율은 각각 10.7%, 9.5%를 기록했다.
이밖에 폴스타·미니·볼보·아우디 등도 각각 7.2%, 6.3%, 4.7%, 3.9%, 3% 점유율을 기록했다. 수입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입 전기차 시장이 테슬라 독주에서 벗어나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했다”고 평가했다.
전통 수입차 브랜드들의 국내 전기차 점유율이 크게 뛴 것은 잇따른 신차 출시 때문으로 풀이된다. 벤츠는 지난해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더 뉴 EQA’를 출시한 후 같은 해 11월 고급 전기 세단 ‘더 뉴 EQS’를 시장에 내놓으며 전기차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BMW도 지난해 말 국내 출시한 2종의 전기차가 최근 판매량이 늘며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테슬라가 전기차 가격을 3차례 인상하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지급하는 보조금 액수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