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소기업을 위한 주식시장인 코넥스(KONEX)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신규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이 급격히 줄어드는가 하면 거래대금 역시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쪼그라들었다. 정부가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해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기업·투자자 양쪽 모두의 외면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코넥스에 신규상장한 기업은 코스텍시스템·코나솔·바스칸바이오제약 총 3곳에 그쳤다. 지난해 7곳이 상장했던 것과 비교해 57%나 줄어든 셈이다. 코넥스 신규상장은 △2019년 17건 △2020년 12건 △2021년 7건 등으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거래대금도 급감했다. 올해 7월까지(1월 3일~7월 20일) 코넥스 거래대금은 428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 1665억 원) 대비 63% 주저앉았다. 2020년 같은 기간(5039억 원)과 비교해도 15% 감소한 수치다. 또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하는 경우도 올해 3건에 그쳐 지난해(10건) 대비 70%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코스닥 이전 상장을 위해 코넥스 상장을 추진했던 기업도 적지 않았던 상황에서 코넥스의 매력 역시 줄어든 셈이다.
코넥스 시장 위축의 가장 큰 원인은 ‘증시 한파’라는 분석이다. 금리 인상, 경기 침체 등의 악재로 올해 코스피가 19% 급락하는 등 증시 전반이 주저앉은 상황에서 시장 사이즈가 작은 코넥스가 더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스닥에서도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로 신규상장(IPO)을 미루는 경우가 잦아졌는데 투자자들의 관심이 낮은 코넥스에서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장 주식거래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기업들에 코넥스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예컨대 비상장한 상태로 장외시장에서 지분을 거래할 때는 기업과 기관이 밸류에이션을 협의해 지분을 사고팔 수 있지만 코넥스 입성 후에는 대외적으로 가격이 형성돼 지분 거래에 오히려 제약이 생긴다는 것이다. 코넥스 주식 유통량이 적고 상장기업들의 정보가 적어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이 쉽지 않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 정보를 얻을 수 없다는 점도 한계로 제시된다.
금융 당국도 코넥스 시장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코넥스 상장 요건을 완화하는 동시에 개인투자자가 코넥스 시장에 투자하기 위해 준비해야 했던 3000만 원의 기본예탁금제도를 폐지해 문턱을 낮췄다. 한국거래소 측은 “최근 정책의 효과로 코넥스 상장 문의도 늘어나 올해 신규상장 건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코스닥 시장 역시 문턱을 낮추는 상황에서 코넥스만의 경쟁력 확보 없이는 시장 활성화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테슬라 요건’ 등이 도입되면서 적자 기업도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는데 굳이 코넥스를 택할 우량 기업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코넥스 시장만의 매력을 갖추기 위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