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기대에 못 미치는 2분기 실적발표에도 시간외 거래서에서 5%대 급등해 주목된다. 경기침체와 소비둔화 등 악조건 속에서도 견고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투심이 살아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알파벳이 하반기 바닥을 형성한 뒤 2023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주가 전망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26일(현지 시간) 알파벳은 미국 나스닥에서 전일 대비 2.32% 내린 105.0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이달 들어 3.61% 하락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 이후로 시야를 넓혀보면 주가하락률은 30%에 달한다.
주가 하락의 이유로는 달러 강세와 인플레이션, 광고 부진 등 실적둔화 우려가 꼽힌다.
하지만 2분기 실적이 시장예상치를 밑돌지만 비교적 견고하게 나오면서 알파벳을 바라보는 투자자의 시선도 변한 것으로 추정된다. 알파벳은 이날 실적 발표를 통해 2분기(4~6월) 매출이 696억9000만 달러(약 91조3600억 원)로 전년동기대비 13%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 증가폭은 코로나19 충격을 받았던 2020년 2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알파벳의 핵심 사업인 광고 매출은 올해 2분기 563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2% 증가해 양호했다. 검색 광고 매출 역시 14% 증가한 406억8900만 달러였다. 다만 유튜브의 광고 매출이 73억4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무려 84% 감소하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달러강세도 알파벳의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 루스 포랏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CFO)는 CNBC와 인터뷰에서 달러 강세로 인해 매출액 성장률이 3.7%포인트 줄어들었다고 토로한 바 있다.
다만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급등한 것은 소셜미디어 업체 스냅의 어닝쇼크를 고려할 때 선방했다는 평가가 따른다.
스냅의 2분기 매출액은 11억1000달러를 기록해 전망치보다 3000만 달러 밑돌았다. 1일 이용자 역시 3억 4700만 명으로 전망치보다 280만 명이 적어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한편 알파벳은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채용 규모를 축소할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시간)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에 보낸 이메일을 입수해 보도한 내용을 보면 알파벳의 인력감축 의사가 분명하다. 피차이 CEO는 이메일을 통해 “불안정한 세계 경제 전망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모든 기업과 똑같이 우리도 경제난에 영향을 받는다”며 “남은 기간 동안 채용 속도를 늦출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