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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컸던 美 반도체株 2분기 실적…뚜껑 열어보니 "살아있네"[서학개미 리포트]

퀄컴·램리서치 등 7월 주가 20%, 9% ↑

탄탄한 펀더멘털과 반도체법 기대감

낙폭 과도 목소리에 저가 매수 심리 부활

"배어마켓 랠리 가능하지만 불확실성 여전"





업황 둔화 우려에 연초 이후 날개 없이 추락했던 퀄컴·램리서치 등 미국 반도체 기업 주가가 이달 들어 급반등하고 있다. 반도체 기업들이 시장의 우려보다 견고한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투심이 살아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중국을 겨냥해 자국의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 법안 처리에 박차를 가하면서 반도체 기업이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커지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은 27일(현지 시간) 전 거래일 대비 2.30% 오른 153.4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가 상승한 배경은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이다. CNBC 등에 따르면 퀄컴은 올해 2분기 매출이 109억 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5.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108억 달러를 웃돈 호실적이다.



탄탄한 실적을 공개한 다른 반도체 기업의 주가 흐름도 좋았다. 반도체 제조 및 설계 기업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역시 매출이 52억 1000만 달러로 시장 컨센서스인 42억~48억 달러를 크게 뛰어넘으며 주가가 6.65% 급등했다. 매출이 시장 전망치보다 10% 높은 46억 3600만 달러를 기록한 반도체 식각 장비 업체 램리서치도 주가가 4.57% 상승했다.



미국 반도체 주식은 이달 들어 이미 반등하기 시작했다. 7월 초 이후 퀄컴과 램리서치, 텍사트인스트루먼트의 주가 상승률은 각각 20.10%, 9.74%, 11.64%에 달했다. 반도체 기업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 ETF’ 역시 같은 기간 주가가 13.87% 반등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기업의 반등 원인으로 견고한 실적과 함께 정책 수혜 기대감, 낙폭 과대로 인한 저가 매수를 꼽고 있다. 미국 하원 처리가 임박한 ‘반도체 칩과 과학 법안’은 반도체 생산 능력 강화를 위해 2800억 달러를 투입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생산과 관련 있는 램리서치 등 반도체 업체가 직접 혜택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악재를 과도하게 선반영했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저가 매수 심리가 살아난 점도 긍정적이다. 램리서치는 최근 주가가 올랐음에도 연초 이후 주가 하락률이 무려 34.97%에 이른다. 퀄컴과 텍사트인스트루먼트 역시 같은 기간 주가가 각각 16.10%, 8.89% 주저앉은 상태다.

다만 하반기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증권사의 향후 주가 전망은 엇갈렸다. 미국 증권사인 에드워드존스는 꾸준한 칩 수요와 5세대(5G) 경쟁력을 이유로 퀄컴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했다. 퀄컴의 블룸버그 평균 목표 주가는 현 주가보다 약 23% 높은 188.16달러다. 모건스탠리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목표 주가를 155달러에서 160달러로 상향했지만 투자 등급은 비중 축소(underweight)를 유지했다. 반면 바클레이스는 하반기 반도체 업황 조정을 근거로 램리서치의 투자 의견을 종전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시장 평균 수준(equal weight)으로 낮추고 목표 주가도 현 주가보다 낮은 450달러로 제시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의 실적 둔화 우려가 주가에 선반영된 만큼 베어마켓 랠리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펀더멘털 측면에서 하반기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는 점점 낮아지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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