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경제를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일자리 창출입니다.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면 극심한 인구 감소와 청년 인구 유출 문제도 동시에 해결됩니다”
민선 8기 울산시정을 새로 이끄는 김두겸(사진) 울산시장은 울산 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할 핵심 정책으로 ‘일자리’를 꼽았다. 일자리가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는 필수적인 과정이자 최종적인 목표라는 것이다.
그는 “한때 울산은 전국에서 가장 잘 사는 도시이자 가장 젊고 역동적인 도시였다”면서 “하지만 산업 구조의 개편과 수도권 집중화 현상으로 지금은 매년 인구가 감소하고 청년들이 계속 빠져나가면서 갈수록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울산 인구는 광역시로 승격된 1997년 101만 3070명에서 지난 2015년 11월 120만 640명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5월 113만 3551명으로 줄어들며 인구 감소의 파고를 여실히 겪고 있다. 특히 조선업 경기 침체가 시작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6년간 연평균 0.8%의 마이너스 인구증가율을 보이며 5만 1942명의 인구가 감소했다.
김 시장은 ‘울산을 울산답게’라는 말을 거듭 강조했다. 1962년 울산공업단지 지정 이후 울산에 전국의 젊은이들이 몰려들었고 도시는 날로 번창했다. 그에게 ‘울산답다’는 젊고 역동적이며 근면과 성실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를 지향하며 그 결과 경제적 부유함을 갖게 된 것을 의미한다. 넉넉하고 여유로우면서 풍요로운 도시로 울산을 다시 도약시켜야 한다는 게 김 시장의 시정 철학이다.
그는 “울산이 국가공업단지로 지정된 지 60주년이 됐는데 올해를 제2 산업수도의 원년으로 삼아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야 한다”며 “울산의 주력 산업을 첨단화하고 신산업을 육성하고 부족한 주거, 교육, 의료, 교통 기반을 확충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울산 경제의 체질 바꿔서 경제 회복의 탄력성을 높이면 ‘대한민국 최고 부자도시’인 울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 시장은 울산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먼저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꼽았다. 울산은 타 도시와 달리 도심 한가운데 개발제한구역이 자리잡고 있다. 통합 이전 울산시와 울주군 경계 사이에 존재했던 개발제한구역이 광역시 승격 이후에도 그대로 남아 도심이 기형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개발제한구역 해제 가능 면적 38㎢ 중 14㎢만 해제돼 해제율은 38.8%에 불과하다. 전국 평균인 61.5%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울산시 전체 면적의 25%에 달하는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그 자리에 유망 기업을 유치하고 신도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개발제한구역 해제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김 시장은 “현재 법령상 개발제한구역 해제가 쉽지는 않지만 울산의 개발제한구역을 전수조사하고 도심 속 개발제한구역의 대체지를 도심 외곽에서 찾는 등의 노력을 다해 정부를 설득해 나가겠다”며 “정부도 각 시도의 개발제한구역 권한 확대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를 끌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울산시의 두 번째 전략은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그동안 울산이 잘해온 것은 더욱 잘하게 하고 부족한 것은 더 채우겠다는 구상이다. 김 시장은 “울산이 산업수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자동차·조선·화학 3대 주력 산업 덕분”이라며 “산업 환경의 변화로 힘든 과정에 있지만 혁신을 통해 오늘날 울산을 있게 만든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다시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은 최근 현대자동차가 울산에 전기차 전용공장을 설립하겠다는 발표를 하면서 한껏 고무돼있다. 취임식에서 김 시장은 “정부를 설득하고 기업체와 협력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비즈니스 시장이 되겠다”며 “산업 구조의 대전환 시대에 주력 산업을 혁신적으로 변모시켜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생산시설에 2030년까지 63조 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는데 울산이 자동차 선도도시의 명성을 지키려면 이 투자를 울산으로 끌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시장 취임 보름 만인 이달 14일 발표된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전용공장 설립 소식은 민선 8기 울산 경제의 물꼬를 튼 셈이다. 현대차의 이러한 결정 뒤에는 김 시장을 비롯한 인수위원회의 노력이 뒷받침됐다. 김 시장은 후보 시절에도 선거 첫날 현대차를 찾았고 당선과 함께 꾸린 인수위의 첫 활동도 현대차 관련 정책이었다.
미래 자동차산업에서 큰 걸음을 내디딘 김 시장은 “조선과 화학산업도 국가산업단지 스마트화, 자율운항선박성능실증센터 완성, 울산 신항 개발 등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기술 경쟁력을 갖추도록 꾸준히 지원해 나가겠다”며 “울산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수소에너지 산업이나 미래형 2차전지산업, 원전 해체산업을 새로운 주력 산업으로 육성함으로써 울산의 산업 구조를 다변화하고 흔들림없는 미래 산업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만들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경제적인 성과 외에도 김 시장은 시민의 생활도 혁신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않았다. 좋은 일자리와 함께 놀거리와 즐길거리도 풍부한 도시 인프라를 구축해 일과 생활의 균형을 이루는 이른바 ‘워라밸 특화도시’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김 시장은 “차세대 미래 성장산업인 문화관광산업을 고부가가치를 거두는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면서 노동과 여가가 균형을 이루는 넉넉하고 여유롭고 풍요로운 울산을 만들겠다”며 “변화와 혁신을 기반으로 차질없이 미래 전략을 추진해 시민들께서 울산에 사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