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美 금리 더 높아졌지만…한은, 내달 0.25%P 인상에 무게

[파월 '금리 속도조절' 시사]

◆연준 두달 연속 자이언트스텝

한미 금리 2년6개월 만에 역전

가계 빚 등에 0.5%P는 부담 커

秋 "외국자본 유출 가능성 낮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기념 촬영 중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이창용(왼쪽부터) 한국은행 총재, 추 경제부총리, 김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기념 촬영 중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이창용(왼쪽부터) 한국은행 총재, 추 경제부총리, 김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미국이 기준금리를 또다시 0.75%포인트 인상하면서 한미 금리 역전에 따른 통화 당국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물가 수준이나 한미 금리 역전만을 놓고 보면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하지만 그렇다고 경기 침체 우려에 속도를 낼 수도 없는 복합 위기에 맞닥뜨린 형국이다.



28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금융시장의 영향 등을 논의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미 통화정책의 불확실성 해소로 17원 20전 내린 달러당 1296원 10전으로 마감했다. 이달 4일(1297원 10전) 이후 약 한 달 만에 1300원대 아래로 내려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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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으로 봤을 때 한미 금리 역전으로 인한 자본 유출 위험은 크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이날 한은은 미 연준의 금리 인상 폭이 예상에 부합할 경우 올해 하반기 외국인 증권투자 자금이 오히려 소폭 유입될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과거 세 차례 발생한 한미 금리 역전 시기에도 모두 외국인 자본이 유입됐다.

다음 달 26일로 예정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2.50%로 0.25%포인트 올리면 미국 정책금리(2.25~2.50%)와 일시적으로 동률이 된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시간을 벌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향후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해 한은으로서는 8월 0.25%포인트 인상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추 부총리도 이날 “7월 들어 외국인 증권 자금이 주식·채권 모두 순유입세를 기록하고 있는 점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튼튼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문제는 미국의 7월 물가가 낮아지지 않을 경우지만 유가 추이 등을 감안하면 현재로서는 그 가능성이 낮다. 다만 정부도 국채금리 등이 과도하게 반응하면 긴급 국채 조기 상환(바이백), 국고채 단순 매입 등의 조치를 추진하기로 하는 등 대비책을 마련 중이다.

우리나라 주요 교역 파트너들의 경기 둔화로 수출이 꺾이고 있는 점도 한은의 금리 인상을 부담스럽게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미국의 올 성장률을 3.7%에서 2.3%로, 중국은 4.4%에서 3.3%로 각각 낮췄다. 무역 적자 악화가 더 심해질 수 있다. 더구나 지난해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으로 소비·투자 둔화도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에 이미 진입했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는 “총수요를 관리하는 통화정책만으로는 약해진 펀더멘털을 되살리기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재정 정책으로 물가를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취약 계층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지원 기자·세종=곽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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