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원자재 가격 고공 행진,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부진 등 악재 속에 2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역대 2분기 최다인 19조 464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주력 사업인 TV 사업에서 2015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보는 등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LG전자는 29일 2분기 확정 실적 발표를 통해 연결 기준 매출액 19조 4640억 원, 영업이익 7922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15.0% 증가하면서 역대 2분기 중 최대치를 경신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0% 감소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1조 8805억 원)과 비교해 1조 원 이상 대폭 줄어든 수준이다.
매출은 비교적 선방했지만 양대 핵심 사업인 가전과 TV가 모두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 주요 도시 봉쇄 등 대외 악재로 원자재 공급망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소비 여력이 줄어 수요가 감소한 영향이다.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본부는 2분기 매출액 8조 676억 원으로 단일 사업본부 기준 첫 8조 원을 돌파했다. 북미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가전제품의 인기가 이어지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원자재 가격 인상, 물류비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의 6507억 원보다 33.6%(2185억 원) 줄어든 4322억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수혜를 누렸던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는 글로벌 TV 수요 감소 속에 28개 분기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 3조 4578억 원, 영업 손실 189억 원이다. TV 사업에서 손실을 본 것은 2015년 2분기(827억 원 손실) 이후 처음이다. 매출액이 줄어든 데다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마케팅 비용까지 늘어난 탓이다. 사이니지·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등을 담당하는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 부문은 매출액 1조 5381억 원, 영업이익 143억 원을 기록했다.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전장사업(VS)에서 사상 첫 흑자를 기록하면서 가능성을 내비친 점은 희망적이다. VS사업본부 매출액은 2조 30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 늘어나 최초로 2조 원대를 돌파하며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출이 늘고 원가 구조 개선 노력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2015년 4분기 후 26분기 만에 첫 흑자 전환(500억 원)에 성공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든 가운데 하반기에도 대외 여건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높여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여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고부가가치인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생활 가전, TV 등 주력 사업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전장 사업에서 수익성 기반의 성장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효율적인 자원 운영과 프리미엄 중심의 제품 개선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도 주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