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베이비스텝 복귀?, 근거 몰라"…때 이른 긴축완화 기대에 연준 비둘기파도 '경고'

데일리 샌프란시코 연은총재

시장 성급한 피봇 전망 반박

에번스도 "금리 내년이 고점"

올 연말 정점 월가 예측 부인

매파 발언에 뉴욕증시는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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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대표적 ‘비둘기파' 인사들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연준의 긴축 둔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는 데 대해 급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들은 “긴축 완화의 근거를 모르겠다”거나 “내년 이후에도 금리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며 시장의 섣부른 안도를 경고했다. 이들의 공통된 메시지는 인플레이션이 확연히 떨어져야만 연준의 금리 인상이 멈춘다는 것이다.

2일(현지 시간)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방준비은행 총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은 출발을 잘했고, 현 시점에 이 정도 지점이면 잘하고 있다고 본다”면서도 “거의 다 된 단계는 아직 근처에도 못 갔다”고 못을 박았다. 연준의 긴축 행보가 이제 출발선을 넘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특히 연준이 경기 침체를 의식해 긴축의 폭과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기조전환론(피봇)’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 툴에서는 9월 0.5%포인트 인상에 이어 11월과 12월 각각 0.25%포인트 인상으로 긴축 폭이 줄어들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가장 높은 확률을 보인다. 시장은 11월부터 0.25%포인트의 ‘베이비스텝’을 기대한다는 의미다. 데일리 총재는 “이런 전망은 나에게 수수께끼”라며 “그들은 대체 어디서 그런 데이터를 찾았는지 모르겠다. 내 기준으로는, 저 수치는 내 방식의 전망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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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에번스 시카고연은 총재도 기준금리 고점은 올해가 아니라 내년이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에번스 총재는 이날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에서 “내년 초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두세 번 더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연말이면 정점에 이를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을 부인하는 발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 선물시장금리는 내년 2월에 3.39%로 정점을 찍은 뒤 이후에 낮아지는 추세다. CME 페드워치 툴도 올 12월 기준금리가 3.25~3.50%로 피크를 찍고 내년 6월부터 0.25%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예고했다.

이 같은 매파 발언으로 이날 뉴욕 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데일리 총재와 에번스 총재 모두 연준 내 비둘기파로 꼽히는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발언에 무게가 실렸다. 아메리벳증권의 그레그 파라넬로는 “데일리 총재 같은 비둘기조차 아직 끝이 아니라고 말한다”며 “이들의 발언은 시장 약세의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연준 내 매파도 조기 긴축 완화를 경계하는 발언을 보탰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은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이 투자나 고용·지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지만 금리가 아직 필요한 만큼 높은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은 총재는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늦출 수 있을 것”이라며 “1970년대보다 연준에 대한 신뢰가 높기 때문”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이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시장 일각에서는 최근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을 고려할 때 연준의 기조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계속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6월 구인이직보고서에 따르면 신규 채용 중인 일자리는 1069만 8000건으로 2021년 9월 이후 가장 낮았다. 6월 채용은 640만 명으로 여전히 일자리가 400만 개가량 남지만 전문가 전망치(1114만 개)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에서 고용시장의 냉각 속도가 생각보다 빠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르네상스매크로리서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닐 두타는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시장에는 좋지 않지만 연준은 피봇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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