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이 냉각되면서 전 세계 반도체 매출 증가율이 6개월 연속 감소했다고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6월 전세계 반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반도체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8.3%를 기록했으나 올 1월 26.8%로 줄었고, 이후 2월(26.2%), 3월(23%), 4월(21.1%), 5월(18%)로 꾸준히 감소하는 등 6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 들어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된 것은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신은 "최근의 반도체 매출 약세는 세계적인 불황에 대한 우려로 삼성전자와 같은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투자계획 철회를 고려하는 가운데 나타났다"며 "현재의 둔화는 2018년 미중 무역전쟁 이후 최장"이라고 전했다.
반도체 시장의 침체는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생산국인 한국의 무역 현황으로도 확인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수출증가율은 6월 10.7%에서 7월 2.1%로 급감하며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올 6월 반도체 재고도 전년 동기 대비 79.8%나 늘어나며 2016년 4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대만의 6~7월 제조업도 위축됐다며, 신규 수출주문이 사상 최다 감소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반도체 시장 위축의 대표적 원인으로는 중국이 지목된다. 중국 정부의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봉쇄령이 지속되면서 공장 활동 등이 제한을 받았고 그 결과 경기가 급격하게 둔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2분기 연속 하락세를 기록한 미국의 국내총생산(GDP)과 급감한 유럽 내 공장 활동 등도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 등으로 반도체 판매가 냉각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