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주간 서학 개미들은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긴축·침체 경계 심리와 불안이 지속되는 것에 베팅했다. 이들은 9일까지만 해도 양호한 수익률을 보였으나 7월 CPI에서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수치가 발표되자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4일부터 10일까지 국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은 해외 주식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인 것으로 나타났다. SQQQ는 나스닥100 지수의 하락을 3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올 들어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던 나스닥 지수가 최근 기술적인 반등을 시작했는데, 단기 반등에 그친 채 다시 하락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학개미들은 SQQQ를 3450만 달러어치 집중 매수했다. 7월 CPI 발표를 앞두고 나스닥이 잠시 주춤하자 SQQQ는 39달러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7월 CPI가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수준을 나타내자 시장에 안도감이 유입되면서 SQQQ는 하루 만에 8% 넘게 하락했다.
순매수 2위도 경기 침체에 베팅하는 3배 레버리지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국채 불 3X ETF(TMF)였다. 이 상품은 미국 장기 국채의 하루 가격 변동폭을 3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해외주식 순매수 3위는 디렉시온 세미컨덕터 베어 3X ETF(SOXS)였다. SOXS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의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이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을 포함하고 있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의 하락을 3배로 추종하는데, 서학개미들은 1087만 달러를 순매수하면서 큰 관심을 드러냈다. SQQQ에 베팅한 서학개미들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반면, SOXS 투자자들은 반도체 업종이 긴 겨울의 초입에 있다는 징조가 여기저기서 발견되면서 주가가 하락하자 크게 상승했다. 일주일 간 SOXS는 6.53%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밖에도 서학개미들은 나스닥이 상승할 것에 베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에도 관심을 드러냈다. SQQQ와 반대로 나스닥100 지수를 정방향으로 추종하는 TQQQ는 나스닥이 바닥을 향해 질주할 때도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서학개미들은 일주일 간 TQQQ를 771만 달러어치 순매수했는데, 일주일 동안 수익률은 1%에 살짝 못 미쳤다.
한편 서학개미들은 반도체 업종의 낙폭이 과도하다고 판단한 결과 인텔도 순매수 상위권에 위치했다. 일주일 동안 서학개미는 1044억 달러를 순매수하면서 순매수 4위를 차지했다. 인텔은 반도체 업종의 주가가 크게 하락할 때 함께 주가에 파란불이 켜졌지만, 간밤 7월 CPI 안도감에 유입된 매수세에 소폭 반등하며 수익률 방어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