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손보사들이 실적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삼성전자 특별배당을 제외하고도 당기순이익이 18.9% 성장했고,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 메리츠화재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자동차 이동량이 줄어들고 병원 이용 등이 감소하면서 전체 손해율이 개선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서울 등 수도권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침수 차량이 대거 발생하면서 3분기부터 손해율 증가와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11일 삼성화재는 올해 상반기 7499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특별 배당을 제외할 경우 18.9% 증가한 수준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세전 이익은 1.8% 성장한 1조28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을 의미하는 원수보험료는 작년보다 1.3% 늘어난 9조 8875억원을 기록했다. 보험 종목별로는 일반보험 10.0%, 자동차보험 0.9%, 장기보험 0.3% 등 모든 사업부문에서 성장세를 보였다.
홍성우 삼성화재 경영지원실장(CFO)은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환경에서도 전년 이상의 성과를 시현했다”며 “하반기 역시 물가 상승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경영환경의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수익성 중심의 성장과 효율 개선을 지속해 안정적 수익 기반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 메리츠화재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갔다. DB손해보험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626억원으로 전년대비 32.2%증가했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 영향으로 자보 손해율이 개선됐고, 장기보상 모럴리스크 제어, 백내장 지급기준 개선 등을 통해 손해액 감소노력으로 장기보험 손해율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현대해상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5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1% 늘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자동차 사고빈도 감소로 전년대비 손해율이 개선됐고, 장기보험은 또한 과잉 백내장 수술 청구 등이 감소하며 손해율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46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8.9%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조 2826억 원이며, 영업이익은 640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 7.1%, 61.6% 증가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지속적인 매출 증가 및 비용 효율화를 통한 사업비 절감으로 인해 당기순이익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다만 3분기에도 손보사들이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최근 서울 강남과 수도권 일대에 집중된 폭우로 손해보험업계에 접수된 침수 차량 피해 규모가 11일 기준 역대 최대인 1273억7000만원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비싼 외제차들의 피해가 다수 발생해 피해 규모를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