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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맞은 연준과 시장의 심리전…파월 의장 한달 만에 입연다[글로벌주간뉴스]





팽팽하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시장 사이 심리전의 균형이 연준 쪽으로 기울어지는 모습입니다. 연준의 금리 인하를 일컫는 '페드 풋(Fed put)'을 기대하며 오르던 뉴욕 증시는, 잇따른 연준의 경고가 누적되고, 밈 주식이 하락하면서 결국 주간 하락 마감했습니다. 5주연속 상승을 노리던 S&P500과 다우존스의 도전도 4주 연속 상승에서 마무리 됐습니다. 상대적 위험자산인 나스닥의 하락폭은 더욱 컸습니다.

지난주 S&P500지수는 4228.48에 마감하며 주간 기준 1.2% 하락했습니다. 다우존스는 3만3706로 주간 0.2% 하락했고요, 나스닥은 1만2705.22로 마무리되며 주간 기준 2.6% 떨어졌습니다.



주 후반으로 가면서 하락 반전했습니다. 15일(현지시간) 월요일 상승했던 주요 세지수는 화요일 들어 나스닥이 0.2% 먼저 하락했습니다. 소매판매와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7월 회의록이 발표됐던 17일에는 세 지수 모두 하락했습니다. 이튿날 세 지수 모두 반짝 상승했지만, 금요일에는 다시 하락하면서 세 지수모두 주간 하락으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동안 바닥에서 응축되던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긴축에 대한 불안감이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그동안 월가와 외신에서는 '시장이 연준의 긴축 예고를 믿지 않고 있다(WSJ)'거나 '시장이 오버하고 있다'(블랙록)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고 이에 연준의 긴축 지속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시장은 마치 곧 1981년 이후 40년 만의 물가 비상 상황이 곧 끝나갈 것 처럼 행동했다는 것인데요. 실제로 이번 주만 해도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 은행 총재가 "연준이 급격하게 금리를 올렸다가 내년에는 공격적으로 낮추는 그런 경로를 밟을 것이라는 생각을 시장이 갖지 않길 바란다"고 직접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그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로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연준은 긴축 행보가 끝난게 아니라고 메시지를 내고, 그럼에도 시장은 계속해서 상승해서 오르는 일종의 심리전 양상이 펼쳐졌던 것입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은 연준이 '허풍(Bluffing)'을 치고 있다는 데 걸고 있다'며 증시에 팽배한 낙관론을 지적했습니다.

낙관론의 핵심은 '인플레이션은 정점에 달했고, 연준은 결국 금리를 내릴 것이다'라는 이른바 '페드풋' 입니다. 페드풋이란 시장이 위태로울 때마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다는 믿음, 또는 인하하는 현상입니다.

1987년 블랙먼데이 사태때 당시 앨런 그린스펀 총재가 금리를 인하한 이후, 1998년 러시아 재정위기와 그에 따른 롱텀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붕괴, 2000년 닷컴버블 등 시장의 위험이 나올 때마타 연준이 금리를 낮췄다는 것이죠. 이번에도 다를 바가 없을 것이란 믿음입니다.



17일 공개된 FOMC 7월 회의록도 페드풋을 주장하는 사람에게는 근거가 될 만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오로지 인플레이션 대응을 강조했던 6월 FOMC와 달리 7월 회의록에는 ‘경기 침체(recession)’라는 표현이 등장해 긴축이 불필요한 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는 내부의 우려가 드러난 것이죠.

다만 월가의 기관 사이에서는 과거 페드풋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41년 만의 인플레이션이 있기 때문에 연준이 과거 처럼 행동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연말 S&P500이 3900으로, 뱅크오브 아메리카는 3600으로 마무리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한들, 연준이 긴축 행보를 시장이 바라는 만큼 재빠르게 전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코멘트 했습니다.

연준은 증시 보다는 물가를 걱정한다는 메시지가 뚜렷합니다. 확실히 대응한다는 메시지를 통해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계속 될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우려(기대 인플레이션)를 없애는 게 연준의 더욱 큰 관심사 입니다. 닐 캐시카리 총재는 18일 "연준은 어떤 지점까지 금리를 올린 이후에 인플레이션이 2% 이하로 떨어지는 경로에 있다는 확신이 들때까지 그정도 금리 수준을 깔고 앉아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시장이 하락할 때 페드풋을 한다는 건 고려사항에 없다는 의미입니다.



지금의 주가 자체가 경제 체력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선임칼럼니스트 제임스 매킨토시는 올해와 2019년을 비교하며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은 1%로 2019년의 절반에 불과하고 기준금리는 이미 당시 수준을 넘어섰으며 인플레이션은 훨씬 높이 솟아 있다”며 “그럼에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019년 말 대비 29.79%나 높다”고 했습니다.

이같은 경제의 펀더멘탈, 인플레이션 우려, 연준의 긴축 행보 등에 대한 부담이 그동안 쌓이다가 이번 주 들어 본격적으로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남는 질문은 '왜 이 시점에 떨어졌는가' 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두가지 설명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나는 낙폭이 컸던 금요일의 상황과 관련이 있는데요, 밈 주식 열풍을 주도하던 라이언 코헨 게임스톱 이사회 의장이 매도입니다. 이주택 미국 럿거스대 로스쿨 교수는 "밈주식의 아이콘인 코헨 의장이 매도를 알리면서 밈 주식으로 대표되는 투자 심리가 빠르게 식었다"며 "나스닥을 중심으로 이미 펀더멘탈 부담이 쌓여있던 시장 심리에 부담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베드베스&비욘드는 19일(금요일) 41% 하락했는데요, 코헨 의장이 전날 자신의 지분 전체를 매각할 계획이라는 점을 공개하고, 실제 전날 장 마감 후 코헨 회장이 매각을 완료했다고 공시하면서 하락했습니다.

이는 베드베스&비욘드 뿐만 아니라, 밈 주식 전반에 대한 기대 심리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지난 금요일 게임스탑은 3.8% 하락했고요, AMC엔터테인먼트는 6.6% 하락했습니다.

물론 밈주식의 열풍, 그리고 하락을 확대해석해서는 안된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이 교수는 "밈 주식의 상승과 하락은 전체 증시의 과열이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일 수는 없다"며 "최근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친 요인일 뿐 이 자체로 시장을 평가할 필요는 없다"고 했습니다.

트리거에 대한 또 하나의 해석은 헤지펀드들의 숏커버링 종료설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주말간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JP모건체이스 등 글로벌 IB들의 분석을 인용해 최근 증시 상승세는 연초 하락을 예상했던 헤지 펀드들이 숏커버링을 한 결과일 뿐이라고 전했습니다. 쇼트커버링은 공매도나 선물 옵션 계약을 통해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차익을 확정 짓거나 손실을 줄이는 등 계약을 마무리 짓기 위해 주식을 매입하는 행위입니다. 주식을 사는 행동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주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는데요, 이 분석 대로라면 결국 시장의 펀더멘탈은 하락이었고, 헤지펀드도 이 방향으로 베팅을 한 후 거래를 종료 짓는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올라왔다는 것인데요, 숏커버링이 마무리 되면서 이제 원래 체력대로 하락이 나타난다는 해석입니다.

이 해석 중에서 더욱 중요한 부분은 JP모건과 모건스탠리의 일부 헤지펀드 고객들이 최근 들어 또다시 주가가 하락하는 쪽으로 베팅을 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만약 사실이라면 여전히 헤지펀드들은 지금의 경제 상황은 주가를 떠받칠 만한 근본 체력이 부족하다고 보는 셈입니다.

이를 고려하면 하락의 트리거가 무엇이 됐든 이번주를 비롯한 향후 주가의 향방은 결국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완화되느냐 △이를 통해 연준의 기조 전환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얼마나 있느냐 △미국 경제는 연착륙 할 수 있느냐와 같은 기본으로 돌아가게 되는 듯 합니다.

이번 주에도 이와 관련한 몇 가지의 일정이 예정돼 있습니다. 주택 경기를 알 수 있는 신규 주택판매와 제조업 경기를 알 수 있는 S&P 글로벌 제조업지수(PMI)가 있습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 데이터도 예정돼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주에는 연준의 '잭슨홀 미팅'이 예정돼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26일 예정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하이라이트 입니다.

요일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로이터연합뉴스제롬 파월 연준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22일 월요일>

◇실적

팔로알토 네트웍스, 줌비디오

◇일정 및 발표

없음

<23일 화요일>

◇실적

메이시스, 노드스트롬, 톨브러더스, 인튜이트, 어반 아웃피터스, 어드번스오토파츠, 제이디닷컴, 메드트로닉

◇일정 및 발표



오전 09:45(한국시간 오후 10:45) S&P 글로벌 제조업PMI

관련기사



오전 09:45(한국시간 오후 10:45) S&P 글로벌 서비스PMI

오전 10:00(한국시간 오후 11:00) 신규 주택 판매(이전치 59만, 예상치 58만)

오후 07:00(한국시간 24일 08:00)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

<24일 수요일>

◇실적

엔비디아, 박스, 로열뱅크오브캐나다, 스노우플레이크, 빅토리아시크릿, 블링커 인터내셔널, 오토데스크

◇일정 및 발표

오전 08:30(한국시간 오후 09:30) 내구재 주문(이전치 2.0, 예상치 0.6%)

오전 10:00(한국시간 오후 11:00) 주택 판매

<25일 목요일>

◇실적

델 테크놀로지스, 갭, 어펌홀딩스, 펠로톤 인터랙티브, 캐내디언 임페리얼 뱅크, 슈 카니발, 달러트리, 달러제네럴, 울타뷰티, 그랩 홀딩스, 애버크롬비&피치, 헤인 셀리스티얼

◇일정 및 발표

오전 08:00 신규실업수당청구(이전치 2만5000, 예상치 2만5500)

오전 08:30 2분기 GDP(이전치 -0.9%, 예상치 -0.9%)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 개막

속보치에 이은 2분기 GDP 잠정치가 예정돼 있습니다. 현재 뉴욕 애틀랜타 연은의 GDP나우에서 3분기 GDP는 성장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2분기 GDP가 잠정치에서도 마이너스가 나온다하더라도 예상 범위 내에 있습니다. 7월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블룸버그의 12개월 내 경기침체 가능성은 6월 38%에서 30%로 오히려 낮아졌습니다.

<26일 금요일>

◇실적

◇일정 및 발표

오전 08:30(한국시간 오후 09:30) 개인소비지출

오전 10:00(한국시간 오후 11:00) 미시간대 소비자 신뢰(이전치 55.1 예상치 55.5)

오전 10:00(한국시간 오후 11:00)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설

잭슨홀 회의는 매년 8월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주최로 와이오밍주 피서지 잭슨홀에서 열리는 국제경제 심포지엄입니다. 7월 FOMC 기자 회견 이후 약 한 달만에 파월 의장의 공식 발언이 있는 만큼 시장의 눈과 귀가 쏠려있습니다.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연설에서 9월 FOMC에서 금리 인상폭이 어느 정도일지, 연말 까지 금리 수준, 내년 이후 행보 등에 대한 힌트를 찾으려 할 것 같습니다. 다른 연준 관계자와 같이 물가 안정에 대한 의지를 밝히는 것은 동일하겠지만, 현재 인플레이션 상황에 대한 평가와 중립 금리 수준에 대한 인식 등 세부적인 내용에서 발언할지 관심입니다. 라이트슨ICAP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루 크랜달은 "핵심 메시지는 연준이 단기 성장 전망의 상당한 위험을 감수하고 인플레이션을 낮추겠다는 확고한 의지 표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지난 주 까지 전반의 경제지표는 소매 판매와 고용 등은 여전히 호조를 보이고, 주택 시장은 둔화되지만 가격은 유지되는 모습입니다. 블룸버그는 “아직 연준이 경기 때문에 금리 인상 행보를 포기할 만한 요인은 보이지 않는다”고 보기도 했습니다.

시장이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경제의 기본체력과 연준의 판단에 더욱 큰 주의를 기울여야 할 시점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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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흥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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