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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VC, 사업 다각화로 불황기 넘는다

2분기 투자실적·매출 등 하향세

새 수익 모델로 신성장 동력 확보

컴퍼니케이, PE본부 신설하고

다올은 액셀러레이터 설립 검토

지난 3일 한국벤처투자에서 열린 벤처투자업계 간담회에서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주요 벤처캐피탈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제공 = 중소벤처기업부)지난 3일 한국벤처투자에서 열린 벤처투자업계 간담회에서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주요 벤처캐피탈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제공 = 중소벤처기업부)




글로벌 금리 상승 여파로 국내 벤처 투자 시장에도 한파가 몰아치는 가운데 주요 벤처캐피털(VC)들이 사업 다각화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새롭게 조직을 꾸려 사모펀드(PEF) 시장 진출을 추진하거나 막 설립된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액셀러레이터를 자회사로 설립하려는 등 새 수익 모델 발굴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25일 벤처 투자 업계에 따르면 벤처캐피털들이 기존 투자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새 먹거리 발굴을 위해 잇따라 신사업 조직을 꾸리고 있다.



국내 중견 VC인 컴퍼니케이(307930)파트너스는 PE본부 신설을 추진 중이다. 변준영 부사장이 주도하면서 PEF 운용사 출신인 박준규 상무를 최근 영입하기도 했다. 박 상무는 KAIST 출신으로 한국투자증권을 거쳐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에서 PEF 운용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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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스타트업 발굴·육성에 강점을 가진 컴퍼니케이는 PEF를 운영한 적은 없고 벤처펀드를 통해 기업당 수십억 원의 투자를 집행하면서 직방·리디·뤼이드 등을 유니콘 기업으로 키워냈다. 컴퍼니케이는 PE본부 신설을 통해 투자 기업당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하고, 특정 기업 투자 목적의 프로젝트 펀드도 결성해 상장을 앞둔 중·대형 기업으로 투자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다올인베스트먼트(298870)는 자회사 혹은 내부 조직 형태로 액셀러레이터 설립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대형 벤처펀드를 운용하면서 투자하기 어려웠던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퓨처플레이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등이 이미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VC인 다올이 액셀러레이터 업계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벌써 관심이 모이는 분위기다. 액셀러레이터는 겉으로 보면 VC와 업무가 비슷해 보이지만 투자 방식이나 자금 규모 등에서 큰 차이가 있다.

스틱벤처스도 신규 사업 영역으로 초기 투자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100억 원에서 150억 원의 펀드를 새로 결성해 초기 창업 기업에 투자 기회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스틱벤처스는 그동안 수천억 원 규모의 대형 펀드를 주로 운용해온 만큼 새로운 도전에 나선 셈이다.

IMM인베스트먼트는 해외 대체투자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올 들어 본격적으로 대체자본시장(ACM) 본부를 운영 중인 IMM인베는 골드만삭스 출신인 김학재 대표를 중심으로 정철윤 부사장과 한정록 상무 등이 합류해 해외 대체투자를 위한 펀드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MM인베의 ACM 본부는 해외 대형 자산운용사 등이 보유한 헤지펀드 등에 출자하는 재간접펀드 형태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VC들이 신사업을 추진하며 다각화에 나선 것은 올 들어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며 투자 실적과 매출 등이 하락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적 VC 중 하나인 SBI인베스트먼트(019550)는 2분기 2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4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고, 스톤브릿지벤처스(330730)도 매출이 123억 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30%나 감소했다. 컴퍼니케이와 다올인베스트먼트 등도 실적이 하향세를 그리며 유사한 상황이다.

한 VC 대표는 “많은 국내 VC들이 최근 벤처기업 투자 규모를 대폭 줄이거나 잠시 중단하면서 숨을 고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리 상승이 지속되면서 향후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우려도 제기되는 만큼 사업 다각화를 통해 신규 매출원을 확보해야 할 시기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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