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성공한 사람도 성장 없인 불행하다 느끼죠"

연매출 6000억 사업가 된 공장소녀 '웰씽킹' 저자 켈리 최

공장 관두고 디자이너 되려 유학

사업 실패로 30대에 빚 10억 져

'켈리델리' 창업으로 극적 성공

성공 비결은 '롤모델들 따라하기'

"MZ세대, 해외에 기회가 많다"

‘켈리델리’ 창립자인 켈리 최 회장이 25일 서울 세종대 대양홀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웰씽킹’ 북 콘서트에 앞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 제공=다산북스‘켈리델리’ 창립자인 켈리 최 회장이 25일 서울 세종대 대양홀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웰씽킹’ 북 콘서트에 앞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 제공=다산북스




“사람은 꿈이 있고 성장할 때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행복한 것도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켈리델리’ 창립자인 켈리 최(53·한국명 최금례) 회장은 25일 서울 세종대 대양홀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웰씽킹(다산북스 펴냄)’ 북 콘서트에 앞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남들이 보기에 성공한 사람들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은 성장이 멈췄기 때문인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성공이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말처럼 나이 70세가 돼서도 사랑받고 싶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것으로 본다”며 “저도 할머니가 돼서도 남편 등 가족들에게 사랑받고 싶다”고 말했다.

켈리델리는 6개 푸드 브랜드와 1200개 매장을 유럽·남미에서 운영하는 연 매출 6000억 원 규모의 기업이다. 지난해 5월 영국 선데이타임즈 발표에 따르면 최 회장의 자산은 3억 8900만 파운드(약 6200억 원)에 이른다. 최 회장의 인생과 사업 경험을 담은 자기계발서 ‘웰씽킹’은 20만 부 이상 팔리면서 온라인 서점 예스24 집계에서 올해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6위에 올랐다.



최 회장은 이 같은 인기에 대해 “저는 아주 평범하다 못해 학벌이 좋지 않고 난독증도 있고 찌질하다”면서 “켈리처럼 어눌해 보이는 사람도 하는데 나도 따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독자 분들에게 이런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날도 오후 7시에 열리는 북 콘서트를 앞두고 5시간 전부터 수십 명이 자리를 깔고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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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정읍의 한 시골에서 태어난 그는 집안이 가난해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없게 되자 무작정 상경, 봉제 공장에 입사한 뒤 야간 고등학교를 다녔다. 일본 유학을 갈 때는 미리 유서를 써놓았을 정도로 강단 있는 최 회장이지만 만 15세의 나이에 서울행 기차를 탔을 때가 인생에서 가장 무서웠다고 한다.

‘켈리델리’ 창립자인 켈리 최 회장이 25일 서울 세종대 대양홀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웰씽킹’ 북 콘서트에 앞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 제공=다산북스‘켈리델리’ 창립자인 켈리 최 회장이 25일 서울 세종대 대양홀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웰씽킹’ 북 콘서트에 앞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 제공=다산북스


이후 친한 친구 영숙(가명)이라는 소녀가 등교 시간에 쫓겨 하얀 백설기 떡을 버스에게 급하게 먹다가 기도가 막혀 숨지는 모습을 보고 “이렇게 살려고 태어난 게 아니다”라는 생각에 공장을 그만뒀다. 이후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며 일본을 거쳐 파리로 유학을 갔다가 30대에 사업 실패로 10억 원의 빚을 졌다. 나이 마흔에 극단적 선택마저 고민하다 스시 회사 창업으로 지금의 성공을 이끌었다.

그의 성공 비결은 마케팅·사업·복장·인간관계 등에서 분야별로 수많은 롤 모델을 정한 뒤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다. 부부 관계의 롤 모델은 친구처럼 지내는 시부모님이다. ‘앞에 가는 사람(롤 모델) 꽁무니를 보고 따라가면 쉽게 갈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한국의 2030세대에 대해서는 “어떤 일을 할 때 처음부터 재미있는 경우는 없다. 골프·테니스를 해도 실력이 늘어 공이 잘 맞으면 어느 순간 재미있게 된다”며 “어떻게 하면 일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지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권했다. 또 10대까지 공부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면 20대에는 스펙만 쌓지 말고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청년들에게 해외에 기회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 여성들은 눈치가 빠르고 다재다능한 인재이고 남성들도 아무리 힘든 일도 잘 견디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평가다.

최 회장은 인생의 최종 목표에 대해 “직원들이 충분히 잘해서 내가 없어도 회사가 성장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돈은 아니더라도 시간을 사회에 기부하면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웰씽킹’ 인쇄를 전액 기부 중이며 1억 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 이날 북 토크쇼도 무료로 진행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80세·100세가 돼서도 어린 친구들 하고 얘기할 수 있고 죽을 때 주변 사람들이 ‘다음 생에 또 봐’ 하고 말해주는 꼬부랑 할머니가 되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


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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