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주요 공모주 중 하나로 꼽히는 골프존(215000)카운티가 연내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에 돌입한다. 시장에선 골프존카운티가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2조 원 안팎의 몸값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골프 시장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점,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구주매출 규모가 생각보다 클 수 있다는 점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골프존카운티는 지난 22일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최종 통과했다. 골프존카운티의 상장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함께 맡고 있다.
골프존카운티는 국내 1위 골프장 사업자다. 최대주주는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골프인프라투자를 통해 보통주 54.8%와 우선주 3.5%를 보유한 MBK파트너스고, 2대 주주는 지분 41.6%를 확보한 골프존뉴딘홀딩스(121440)다.
투자 업계에선 골프존카운티가 올해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연내 상장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골프존뉴딘홀딩스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골프존카운티는 상반기 매출로 전년 동기 대비 20.1% 증가한 1482억 원, 순이익으로 33.6% 늘어난 469억 원을 기록했다.
만약 골프존카운티가 상반기 실적을 반영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경우, 10월 말이나 11월 초까지는 IPO를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선 골프존카운티가 2조 원 수준에서 공모가를 책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골프존카운티는 국내 골프장 18곳에 총 387홀을 운영하고 있는데, 홀당 약 50억 원의 가치가 있다고 전제하면 기업 가치가 2조 원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최근 골프장 몸값이 홀당 100억 원대를 넘겨왔던 것을 고려한다면 보수적으로 접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6월 포스코그룹은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GC를 총 3200억 원을 들였는데, 이를 홀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180억 원에 육박한다. 큐로CC 등도 홀당 100억 원대로 책정된 바 있다.
증권가에선 국내 골프 시장이 코로나19를 계기로 구조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골프인구는 2021년 기준 564만 1000명으로 집계돼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469만 6000명) 대비 20.1% 증가했다. 특히 2030세대 골프 인구가 전년 대비 35% 늘어난 115만 명에 달해 젊은 층이 신규 고객으로 부각되고 있다. 골프장 설립 규제로 공급이 제한적이라는 것도 ‘1위 골프장 사업자’ 골프존카운티에겐 유리한 대목이다.
그러나 골프 산업의 성장성이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경기 둔화로 가처분소득이 떨어지면 골프 수요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트 코로나’ 국면으로 해외 골프장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국내 골프장 이용객이 예년보다 크게 늘긴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2일 9060원에 거래를 마쳤던 골프존뉴딘홀딩스는 현재 6850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MBK파트너스의 구주매출 규모가 만만찮다는 점도 변수다. MBK파트너스는 보유 주식 일부를 이번 상장 과정에서 내놓으며 지분율을 30%대로 낮출 계획이다. 투자금을 회수하는 동시에 골프존뉴딘홀딩스에 최대주주 지위를 주려는 방침이다. 그러나 구주매출을 하게 되면 공모 자금이 회사가 아닌 기존 투자자의 주머니로 들어가기 때문에 공모주 투자자에는 매력이 떨어진다. 특히 최근 IPO 시장이 불황을 맞고 있는 상황이라, 구주매출 비중이 높으면 흥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