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에너지 믹스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32.8%로 수직 상승한다. 지난해 발표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안에서 제시됐던 23.9%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대신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NDC 상향안의 30.2%에서 21.5%로 줄어든다. 다만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7.5%에 비해서는 세배 가까이 늘어난다.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총괄분과위원회는 30일 이 같은 내용의 10차 전기본 실무안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공개했다. 이번 10차 전기본에 따르면 2030년 전원별 발전량에서 원전은 201.7TWh을 맡아 전체의 32.8%를 차지한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2030 NDC 상향안에서 제시됐던 146.4TWh, 23.9%보다 55.3TWh, 8.9%포인트 늘어나는 셈이다.
총괄분과위원회 위원장인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원전은 운영허가 만료 설비의 계속운전과 신고리 5·6호기, 신한울 1~4호기의 건설 완료로 비중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2036년까지 12기(10.5GW) 원전의 계속운전을 추진하고 6기(8.4GW)는 건설 완료해 에너지 안보 및 온실가스 감축 수단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대신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이 132.3TWh, 21.5%로 2030 NDC 상향안의 185.2TWh, 30.2%에서 8.7%포인트 감소한다. 다만 지난 2020년 말 발표한 9차 전기본의 20.8%보다는 비중이 늘어났다. 유 교수는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실현 가능성, 주민수용성 등을 고려해 합리적인 보급목표를 재정립하고 2036년까지 107.4GW 설비를 확보해 원전과 함께 에너지 안보 및 탈탄소 전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탄소 배출의 주 원인으로 꼽혔던 석탄 발전은 계속해서 줄어든다. 10차 전기본에서 2030년 석탄 비중은 21.2%로 NDC 상향안의 21.8%, 9차 전기본의 29.9%보다 비중이 줄었다. 2036년까지 가동 후 30이 넘는 26기를 폐지해 LNG 발전기로 전환해 온실가스 감축에 힘을 보탠다는 전망이다. 최근 가격이 급등한 액화천연가스(LNG)가 차지하는 비중은 20.9%로 9차 전기본(23.3%), NDC 상향안(19.5%)와 유사한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NDC 상향안을 발표하며 탄소감축 목표치를 26.3%에서 40%로 대폭 상향한 바 있다.
10차 전기본에서 예상한 2030년 에너지 믹스 중 무탄소 전원인 신재생·원전 등의 발전 비중 총 합은 56.6%로 지난해 발표한 NDC 상향안의 57.7%와 큰 차이가 없다. 이에 따라 지난해 NDC 상향안에서 제시한 전환 부문 온실가스 배출목표 달성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총괄분과위원회는 내다봤다. 유 교수는 “전환 부문 온실가스 감축이 더 필요한 경우에는 추가적으로 석탄발전 제약운전으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차질없이 달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0차 전기본은 2036년 최대전력 수요를 117.3GW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2036년까지 목표설비를 설비예비율 22%를 더해 143.1GW 확보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늘어나는 원전과 신재생 설비를 적기 수용하기 위해 계통망 보강을 추진하며 시장원리에 기반한 가격기능이 작동하도록 수요측도 입찰하는 양방향 입찰제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PPA가 가능한 규모 및 용도 제한을 완화하는 등 PPA 허용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전력시장·요금 및 규제 거버넌스의 독립성, 전문성을 강화해 전력시장의 시장경쟁 여건을 조성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통과한 실무안을 기반으로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관계부처 협의, 정부초안 마련, 국회 상임위 보고 등의 절차를 거쳐 10차 전기본을 확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