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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MG 새마을금고, 중소·중견 사모펀드 '대부'

돈줄 마른 시장서 유망 투자처 발굴시 적극 베팅

올 해도 다올·릴슨PE 등 협력해 '보다나' 등 인수

투자 전문 인력·시스템 확보해 '대박 수익' 잇따라

대형 사모펀드들만 선호하는 他기관들과 차별화


MG 새마을금고가 국내 중소·중견 사모펀드(PEF)의 대부(代父)로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투자업력이 길지 않지만 실력으로 무장한 사모펀드를 발굴하고 기업 인수·합병(M&A) 딜을 직접 검토해 유망 투자처를 찾으면서 수익률도 높여나가고 있다. 보수적인 운용 방침에 대형 사모펀드만 선호하는 상당수 연기금·공제회와 차별화된 행보로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마을금고는 지난 1일 다올투자증권(030210)의 자회사인 다올PE(프라이빗에쿼티)가 조성하는 프로젝트 펀드에 3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승인했다. 이 펀 드는 글로벌 1위 골프 그립 제조사인 슈퍼스트로크 인수를 목적으로 조성되고 있다.



다올PE는 1세대 사모펀드인 KTB PE의 후신이다. 사명 변경과 맞물려 인력을 대부분 교체하고 새로운 거래 실적(트랙 레코드)을 쌓아가고 있다. 지난해 BYC 대주주 일가 기업인 승명실업과 소스 회사인 엠지푸드솔루션을 인수했다.

올 해는 글로벌 스킨케어 기업 파머시뷰티 지분을 미국 P&G에 매각한 데 이어 슈퍼스트로크 인수 계약을 체결하면서 ‘크로스보더 딜(국경간 거래)’에서 눈에 띄는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새마을금고 본사 전경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새마을금고 본사 전경




중소·중견 PE의 투자에 든든한 후원자로 명성을 높여 온 새마을금고는 지난 7월 릴슨PE가 국내 헤어 전자기기 브랜드 ‘보다나(VODANA)’를 인수하려 조성한 프로젝트 펀드에도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릴슨PE는 삼일회계법인과 하나증권 등을 거친 김경래 대표가 2018년 설립한 신생 운용사다.



유명하진 않아도 경쟁력을 갖춘 강소 운용사가 발굴한 투자처에 업계의 큰 손 중 한 곳인 새마을금고의 투자가 이어지는 것은 다른 주요 출자 사업자들과 비교하면 사뭇 다른 행보다.



통상 기관투자가는 이름만 대면 알법한 대형 PEF의 블라인드 펀드(투자처를 정하지 않은 펀드)에 출자하곤 한다. 이와 달리 새마을금고는 투자 대상이 정해진 ‘프로젝트 펀드’에 출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직접 투자 대상을 검증할 수 있는 역량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블라인드 펀드에 의존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운용 책임이 주로 사모펀드에게 있는 블라인드 펀드와 달리 프로젝트 펀드의 경우 출자자도 내부적으로 상당한 책임과 부담을 지게 된다” 면서 “새마을금고는 운용사에만 의존하지 않고 직접 딜을 검토할 수 있는 시스템과 전문 인력을 갖춰 중소·중견 사모펀드의 투자에도 소신껏 참여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 새마을금고는 중소·중견 사모펀드에 투자해 수차례 잭팟을 터트렸다. 지난해 투자금을 회수한 마제스티골프 딜이 대표적이다. 새마을금고는 2017년 오케스트라PE가 골프용품 기업 마제스티골프를 인수할 때 300억 원을 투자했다. 이 딜은 오케스트라PE가 설립 후 처음 진행한 건이었다. 마제스티골프는 지난해 스마트스코어 컨소시엄에 3000억 원에 매각되면서 새마을금고에 3배 넘는 수익을 남겼다.

카무르PE의 온도센서 제조 기업 제임스텍 인수 딜도 새마을금고에 큰 수익을 안겼다. 카무르PE가 2017년 온도센서 제조 기업 제임스텍 지분 89%를 400억 원에 인수할 때는 새마을금고가 200억 원을 출자했다. 지난해 영국계 운용사가 제임스텍 지분을 1000억 원에 인수하면서 새마을금고는 두 배 넘는 수익을 올렸다.

올 해는 반도체 기업 테스나 투자금을 성공적으로 회수했다. 새마을금고는 2019년 에이스에쿼티파트너스가 테스나를 2000억 원에 인수할 때 300억 원을 투자했다. 에이스에쿼티파트너스가 올 해 테스나를 4600억 원에 두산(000150)에 매각하자 새마을금고는 520억 원을 거둬들였다.

내년엔 KL&파트너스가 인수한 맘스터치가 기대주다. 새마을금고는 2019년 12월 맘스터치 인수 자금 1937억 원 중 500억 원을 책임졌다. 투자 2년 반 만인 지난 6월 인수금융을 1300억 원 추가하는 ‘리캡(자본재조정)’이 이뤄지면서 원금 대부분을 회수한 상태다. KL&파트너스가 BoA메릴린치를 맘스터치의 매각 주관사로 선정한 데 이어 내년쯤 매각을 완료하면 최종 수익률이 결정된다.

중장기적으로는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가 인수한 세계 3대 골프용품 기업 테일러메이드 투자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국내 프로젝트 펀드 출자 사상 최대인 3500억 원을 투입해 센트로이드의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지원했다. 골프업계가 호황을 맞이한 가운데 테일러메이드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초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최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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