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브러더스가 기록한 역대 최고 성적이라는 기대에 걸맞게 새 시즌의 출발이 산뜻하다. 지난 시즌 2부 무대 콘페리 투어를 거쳐 미국프로골프(PGA) 정규 투어에 합류한 안병훈(31·CJ대한통)과 김성현(24·신한금융그룹)이 개막전 첫날 선두권을 꿰찼다.
안병훈은 16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내파의 실버라도 리조트 앤드 스파(파72)에서 열린 포티넷 챔피언십(총상금 800만 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하나로 6언더파 66타를 쳤다. 9언더파 선두 저스틴 로어(미국)와 3타 차, 7언더파 2위 맥스 호마(미국)와는 1타 차인 공동 3위다.
안병훈은 2015년 유러피언 투어(현 DP 월드 투어) BMW PGA 챔피언십 우승자다. PGA 투어로 건너와서도 2018년 메모리얼 토너먼트와 캐나다 오픈 준우승 등으로 활약했지만 2020~2021시즌 부진으로 지난 시즌 투어 카드를 잃었다. 안병훈은 그러나 콘페리 투어에서 세 번째 대회 만에 우승을 따낸 끝에 1부 무대에 복귀했다. 샌드백을 치는 복싱 운동과 하루 18시간 공복 상태를 유지하는 습관 덕에 몸이 가볍고 빨라졌다는 그는 이날 평균 드라이버 샷 335야드의 장타를 자랑했다. 드라이버 스윙 스피드가 이전보다 시속 7마일이나 늘었다는 설명이다.
버디 8개, 보기 2개의 김성현도 6언더파 공동 3위다. 그린 적중률이 77.7%에 이를 만큼 아이언 샷 감각이 날카로웠고 5~6m 버디 퍼트도 쏙쏙 넣었다. 지난해 일본 투어 대회에서 58타를 치기도 한 김성현은 올 시즌 PGA 투어의 따끈따끈한 신인이다. 콘페리 투어에서 우승은 없었지만 준우승 두 번 등 꾸준한 성적으로 꿈에 그리던 PGA 투어 카드를 손에 넣었다. 코리안 브러더스 간판인 동갑내기 친구 임성재와 만날 일이 많아졌다.
김성현은 “경기 시작 전에는 조금 긴장됐지만 초반에 세 홀 연속 버디가 나오면서 편안하게 플레이했다. 홀을 거듭할수록 원하는 샷이 나왔다”며 “PGA 투어는 선수 대우나 코스 컨디션 면에서 정말 좋은 것 같다. 이런 곳에서 우승해보는 것을 새 목표로 잡게 됐다”고 했다. 선두 로어는 세계 랭킹 342위 선수다. 이날 칩인 버디를 2개나 터뜨리는 행운 속에 첫 우승의 희망을 밝혔다.
올 시즌 풀 시드를 갖고 PGA 투어를 누빌 한국 선수는 6명이나 된다. 안병훈과 김성현의 가세 덕이다. 지난 시즌 스무 살 김주형의 윈덤 챔피언십 우승과 임성재·이경훈의 우승으로 단일 시즌 역대 최다인 3승을 합작한 코리안 브러더스는 새 시즌에 4승 이상을 바라본다. 임성재·김주형·이경훈·김시우는 프레지던츠컵(미국-유럽 외 세계연합 대항전) 멤버로 발탁돼 현재 세계연합팀의 일정을 따르고 있다. 단복을 맞추고 대화를 나누면서 팀원들과 결속을 다지는 중이다. 양 팀에서 12명씩 나서는 프레지던츠컵은 22일부터 나흘간 노스캐롤라이나주 퀘일할로 클럽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