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高금리·高물가·高환율에…현오뱅, 3600억 투자 접었다

충남 서산 CDU·VDU 신설 계획 철회 밝혀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올라 수익성 악화"

한화솔루션·SK하이닉스 등도 투자 접어

충남 서산에 위치한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 사진제공=현대오일뱅크충남 서산에 위치한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 사진제공=현대오일뱅크




금리·물가·환율이 급등하는 ‘3고(高)’ 현상이 이어지며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현대오일뱅크가 360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을 철회했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충남 서산 대산공장에 상압증류공정(CDU) 및 감압증류공정(VDU)을 신설한다는 내용의 투자 계획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CDU·VDU는 원유를 끓여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다. 3600억 원 규모의 해당 투자 계획은 당초 2019년 5월부터 2021년 9월 말까지 2년4개월여간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투자가 결정된 직후인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계획이 차일피일 미뤄졌고 결국 철회가 최종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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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투자가 결정된 시점과 비교할 때 현재 원자재 가격이나 인건비 등 상황이 많이 변했고 이에 따라 수익성도 낮아졌다고 판단했다”며 “마냥 투자를 미룰 수도 없고 향후 원자재 시장 전망에 대한 예측도 어려워져 투자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기업공개도 추진해왔지만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올해 7월 상장 절차를 중단하기도 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심화로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신규 투자를 접거나 보류하는 기업들의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업의 투자 환경이 점점 나빠지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사례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한화솔루션은 앞선 7일 1600억 원을 들여 여수 산업단지에 18만 톤 규모의 질산과 질산유도품(DNT) 생산 공장을 설립하려던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DNT는 가구 내장재와 자동차 시트용 폴리우레탄 원료다. 한화솔루션은 “원자재 가격 급등 및 제반 물가 상승으로 투자비가 급증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등으로 원자재 수급 상황이 악화했다”며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SK하이닉스도 글로벌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투자 비용이 늘어나자 6월 4조 3000억 원 규모의 충북 청주 M17 반도체 공장 증설 투자를 보류한 바 있다.


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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