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서울 강남마저 역전세난…2년전보다 3억 싼 매물 속출

■ 심화하는 서울 역전세난

금리상승에 전세→월세 전환 가속

전세가격지수 1월 이후 계속 하락

개포·삼성동서도 전세가 20% 뚝

연합뉴스연합뉴스






전국 부동산 매매 시장이 빙하기에 접어든 가운데 전세 시장마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전세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2년 전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전세 계약이 체결되는 단지까지 속출하며 ‘역전세난’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12월 보증금 13억 원에 전세 거래됐던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래미안포레스트’ 전용면적 74.66㎡는 지난달 말 10억 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약 2년 만에 전세 가격이 23%나 하락한 것이다. 강남구 삼성동 ‘롯데캐슬프레미어’ 전용 121.931㎡도 2020년 11월 17억 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으나 이달 7일에는 14억 원에 전세가 거래됐다. 심지어 이달에 전세 계약이 체결된 아파트는 17층으로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비교적 높은 고층이었음에도 18%나 낮은 가격에 체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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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가 이처럼 급락하면서 시장에서는 역전세난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역전세란 전세 시세가 이전 계약 당시보다 하락하면서 2년의 전세 계약이 끝난 뒤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는 것이 어려워진 상황을 뜻한다. 통상 임대인은 새로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받아 이전 임차인의 보증금을 돌려주는데 지금처럼 전세가가 급락하는 상황에서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파트 전세 가격 하락세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들어 서울의 아파트 주간 전세가격지수가 전주 대비 상승한 시기는 1월 1~3주가 유일했다. 1월 넷째 주 들어 하락세로 전환한 전세가격지수는 5·6월 일부 기간을 제외하고는 매주 하락했다. 수도권도 1월 1~3주를 제외하고 줄곧 전주 대비 하락했으며 지방은 5월 넷째 주부터 전주 대비 하락하거나 보합을 기록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수도권과 지방 일부 지역에서 전보다 전세가격지수가 하락한 지역이 증가하는 등 역전세가 현실화됐다”며 “당분간 전셋값이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큰 만큼 역전세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일 악화되는 전세 수급 불균형도 역전세난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3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82.8을 기록하며 13주 연속 하락했다. 2년 전인 2020년 9~10월 전세수급지수가 117.5~126.1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무려 34%나 하락한 것이다. 전세수급지수란 부동산원이 중개 업소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해 전세 수요와 공급 비중(0~200)을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서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것을 의미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금리 상승으로 금융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기존 전세 세입자들이 월세로 대거 이동한 것이 전세 수급 불균형의 원인”이라며 “매달 같은 금융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서 보증금이 큰 전세보다 월세가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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