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감원 칼바람 인텔도 덮쳤다…“수천명 해고 계획”

메타·구글 이어 인텔도 감원 전망

경기 침체에 美빅테크 감축 확산

공식화땐 6년만에 최대 구조조정

골드만 등 월가도 해고 영향권에

인텔. 로이터 연합뉴스인텔. 로이터 연합뉴스




빅테크 업계의 ‘감원 칼바람’이 세계 최대 종합 반도체 기업인 인텔까지 덮쳤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급성장했던 빅테크들이 주요국들의 경기 침체와 반도체 수요 급감으로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매출 급감 등 경기 둔화에 대한 염려가 현실화하면서 신규 채용 중단을 넘어 아예 대규모 정리해고로 몸집을 줄이는 기업들이 줄을 이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텔은 이달 27일로 예정된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수천 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경기 침체 우려로 PC 수요가 쪼그라드는 등 비용 절감의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결정이다. PC 수요가 줄면 인텔의 핵심 사업인 중앙처리장치(CPU) 매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올해 7월 기준으로 인텔의 전체 직원은 11만 3700명인데 판매·마케팅 등 일부 부서의 직원 20%가량이 이번 정리해고의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인텔이 정리해고를 공식화하면 전체 직원의 11%에 해당하는 1만 2000여 명을 내보낸 2016년 이후 6년 만의 대규모 감원이 된다.

사진 설명사진 설명




경기 침체의 여파로 전 세계 PC 출하량은 급감하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IDC에 따르면 3분기의 전 세계 PC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블룸버그는 “인텔이 주력 사업인 PC 프로세서 수요 급감에 직면했다”며 “경쟁사인 AMD 등에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는 것도 문제”라고 분석했다. 인텔도 이 같은 상황을 예상한 분위기다. 이미 7월에 올해 매출이 당초 기대보다 110억 달러 줄어들 것이라는 자체 전망을 내놓았다. 시장에서는 3분기 매출이 15%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반도체 업황의 대표 지수로 꼽히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기업들의 순이익 컨센서스는 최근 3개월간 16% 하향 조정됐다. 2008년 이후 가장 급격한 감소세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올 들어 43% 이상 하락하며 14년 만에 최악의 연간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 둔화가 급격히 진행됨에 따라 인텔을 비롯해 반도체 산업과 관련된 모든 기업들이 선제적인 대비에 나섰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관련기사



사진 설명사진 설명


빅테크 업계의 구조조정은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니다. 앞서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가 조직 전반의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밝히며 2004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최근에는 저성과자를 ‘성과개선계획’ 대상에 포함해 전 직원의 15%인 1만 2000명에 대해 사실상 해고 수순을 밟고 있다. 2분기에 이미 인력 10만 명을 줄인 아마존은 올해 리테일 부문의 기술 인력 채용을 아예 중단했다. 특히 주요 기업들 다수가 정리해고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은 채 조용히 직원들을 내보내고 있어 알려지지 않은 감원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경우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에어리어120’ 직원 100여 명 가운데 절반가량에게 90일 안에 회사 내에서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통보한 바 있다.

빅테크들이 위치한 미국 서부를 넘어 동부의 월가에도 찬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 올 들어 금융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실적이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가 조만간 직원 수백 명을 내보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를 시작으로 금융권의 감원이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컨설팅 업체 존슨어소시에이츠는 “올해 월가의 일부 기업들이 전체 인원의 5~10%를 정리해고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지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