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가 30% 내외에서 횡보하는 것에 대해 “정권 초라고 생각하면 기이한 현상”이라며 “(윤 대통령이)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준석 신당론’에 대해서는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MBC) 방송에 출연해 “(정부가 출범한지 5개월이 지났는데) 여전히 매력도 없고 비전도 안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선 당시 윤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상당했다”며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니 중도층이 대거 이탈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공정과 상식’이라는 구호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거 당시 윤 대통령은 정권교체를 한 뒤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고 말한 바 없다”며 “말만 있을 뿐이지 구체적 실행방안이 없으니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정부의 비전은 이미 공약 단계에서 제시가 됐어야 했고 인수위원회에서 구체화 됐어야 했다”며 “이런 과정이 부족하니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 전 비대위원장은 잇따르는 윤 대통령의 발언 논란에 대해서도 “정치를 오래 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나오는 실수”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은 말에 신중해야 한다. 말에 따라 정치인생이 풀릴 수도 있고 망칠수도 있다”며 “마음대로 말하다 보면 실수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한미일 순방 당시 비속어 논란에 대해서는 대처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본인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니 (정확히 뭐라고 말했는지는) 제3자 입장에서 뭐라 말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국민의 75% 가까이가 비속어를 한 것으로 들었다고 할 정도면 슬기롭게 넘어갈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이를 어떻게 시정하는지가 관건”이라며 “대처를 효과적으로 하지 못하니 부정적인 여론이 더 많이 형성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전 비대위원장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서는 “2024년 공천에서 국회에 진입하느냐 여부가 정치 재기의 중요한 기점”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공천을 받을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면서도 “다만 이 전 대표의 지역구인 노원구 병은 국민의힘에게 어려운 선거구인데다 마땅한 후보도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각에서 이 전 대표가 공천 탈락자들과 함께 신당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에는 “과장된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현재 신당을 창당할 정도의 정치적 역량이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