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둔촌주공 7000억 PF, 채안펀드 동원해 12% 고금리에 겨우 차환 발행

KB증권, 5000억 규모 발행 주관

금융비용 늘어 분담금도 증가 전망


자금 시장 경색으로 약 700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환 발행이 무산될 뻔했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재건축 사업이 가까스로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강남권 알짜 단지임에도 12%대의 고금리로 발행된 이번 채권은 수 백억 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의 자금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신한은행은 다음 날 만기를 앞둔 둔촌주공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의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차환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28일 발행되며 만기는 내년 1월 1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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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이 총 5400억 원 규모의 현대건설과 대우건설·롯데건설의 사채 발행을 주관했다. 이 중 1200억 원을 KB증권이 직접 인수하고 나머지는 신한·농협 등 시중은행들이 사들이기로 했다. 특히 채안펀드 자금 일부가 이번에 발행된 채권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주관사였던 BNK와 SK·부국·키움증권은 이번 발행에서 빠졌다. 금리는 현대건설의 경우 3.55%에서 7%대로,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각각 4.2%, 4%에서 12%대로 크게 올랐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기존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을 다시 찾아 1800억 원을 조달하는데 역시 4.47%에서 12%로 금리가 뛰었다. 증권사와 은행들은 금리가 높은데다 우량 사업장이라는 점에서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강남권 우량 사업장인 만큼 1월 예정인 일반 분양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분양 이후에는 본PF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까스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며 숨통은 틔웠지만 금융 비용이 늘어나면서 앞으로 조합원들의 분담금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자금 조달에서도 증권사의 매입확약 없이 전부 건설사들의 신용도로만 발행됐다. 정부의 기업어음(CP) 매입 등 시장 안정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경색된 단기자금 시장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 탓이다. 증권사들이 매입확약을 건 유동화증권 규모만도 이달 기준 이미 15조 원에 달하는 만큼 더 이상 물량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승환 둔촌주공조합장은 “시중에서 단기자금을 구하기 어려워 시공사업단에서 전날 밤까지 애를 썼다”며 “시공사들이 현재 진행 중인 다른 사업장도 많아서 자체 자금을 소진하기보다는 금리가 다소 높아지더라도 외부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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